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택시는 누군가에게는 이동 수단에 불과하지만 운전대를 잡은 기사들에게는 치열한 생계의 현장이다. 택시를 운전하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부터 새로운 길을 찾는 청년들까지 한 번쯤 이 궁금증을 품어봤을 법하다.
여러 유튜브 채널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은 콘텐츠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베일에 싸여 있던 택시 기사의 실제 수입과 지출 구조가 상세히 드러나고 있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기사들이 마주한 경제적 현실과 그 이면의 고충을 정밀하게 분석해봤다.
먼저 개인택시의 수입 구조를 살펴보자. 매출액 자체가 곧 기사의 순수익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 '이영민의 개인택시'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 달에 약 22일에서 23일 정도 근무하는 전업 기사를 기준으로 할 때 월 매출 700만 원 달성이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다. 초보 기사들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매출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부분의 개인택시 기사가 600만~8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게 있다. 700만 원이라는 매출 뒤에는 만만치 않은 지출의 벽이 숨어 있다. 지출은 크게 연료비와 보험료 같은 '소비성 지출', 노란우산공제나 연금 같은 '저축성 지출', 그리고 면허 구매 시 발생한 대출금을 갚는 '금융성 지출'로 나뉜다. 
차량 모델에 따른 차이도 있다. 내연기관 택시의 경우 가스비로 한 달에 63만 원(유가보조금 환급 후)가량이 나가며, 전기차 ‘집밥’(완속 충전) 기준 월 2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연료비 면에서는 전기차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만 '감가상각'이라는 숨은 변수를 넣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내연기관차는 5년 주행 후에도 잔존 가치가 약 47%에 달해 중고차 판매를 통해 상당 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데 반해 전기차는 배터리 수명과 중고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잔존율을 약 20% 내외로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를 월 비용으로 환산하면 내연기관차는 약 21만 원, 전기차는 약 50만 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보험료와 각종 수수료 등을 모두 포함한 총 소비성 지출은 내연기관차 157만 원, 전기차 148만 원 수준으로 의외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생계형 기사들이 면허와 차량 구매를 위해 약 8000만 원의 대출(개인 대출 5000만 원, 차량 할부 3000만 원)을 안고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원리금 균등 상환액으로만 매달 약 150만 원이 빠져나간다. 결국 월 매출 700만 원을 올리더라도 대출금 상환과 필수 저축, 세금 등을 모두 제하고 기사의 손에 실제로 쥐어지는 순수익은 내연기관차 기준 약 292만 원, 전기차 기준 약 301만 원 정도로 계산된다. 대출이 없는 기사라면 이보다 약 150만 원 더 많은 450만 원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는 사고 위험과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자영업자의 숙명을 온전히 짊어진 결과다. 
개인택시가 정년 없는 자유로운 자영업의 영역이라면, 법인택시는 노동의 대가가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입금의 세계'다.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 것'에 출연한 법인택시 기사의 증언에 따르면, 법인 기사들의 가장 큰 압박은 단연 사납금이다. 서울의 한 회사 기준으로 하루 사납금은 약 23만 원에 이른다. 이는 한 달 기준 약 600만 원을 회사에 먼저 입금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사는 하루 8~9시간을 휴식 없이 일해야 겨우 사납금을 채울 수 있으며, 그 이후 초과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비로소 기사의 수입이 된다. 심지어 그 초과 수익마저도 회사와 일정 비율로 나눠야 하는 경우가 많아 기사가 체감하는 수익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보통 오후 2시에 출근해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도로 위를 누빈다. 이렇게 주 6일 이상 고강도 노동을 소화했을 때 기사가 가져가는 실제 수입은 잘 벌 때 300만 원 초반, 평소에는 200만 원 중반대 수준이다. 700만 원에서 800만 원 사이의 월 매출액을 기록하더라도 회사 입금액과 세금 등을 떼고 나면 손에 남는 것이 많지 않다. 인터뷰에 응한 기사는 "법인택시는 추천할 만한 직업은 아니며, 나중에 개인택시를 하기 위해 길을 익히거나 은퇴 후 소일거리로 하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많은 기사가 1년 정도 경력을 쌓은 뒤 개인택시로 넘어가거나 배달 업계로 이직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택시 수입은 개인과 법인이라는 업태의 차이, 그리고 대출 규모와 차량 선택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린다. 개인택시는 억대 연봉 직장인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순수익은 일반적인 사무직 월급 수준에 머물며 사고 리스크와 건강 관리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법인택시는 초기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하루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운전과 사납금 압박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생계 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결국 택시 기사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핸들만 잡는 것이 아니라 연비 운전, 할증 시간대 공략, 플랫폼 호출 관리 등 데이터에 기반한 치밀한 영업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년이 없다는 매력적인 선택지임은 분명하지만 도로 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기사의 인내심과 철저한 자기관리 끝에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택시 업계는 여전히 자유와 압박이 공존하는 치열한 삶의 터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