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게 하나 없네… K-배터리 독이었던 '이것'이 노다지로 바뀐다?

2025-12-23 11:18

이차전지 염폐수, 475억 투자로 자원 회수 기술 개발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염폐수를 저비용으로 처리하고 자원까지 회수하는 국가 기술개발 사업을 2026년부터 본격화한다. 5년간 약 475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 기업 부담을 줄이고, 폐수 속 유가금속을 회수하거나 물을 재이용하는 실증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과제 공고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산업계 현장에 즉각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대의 핵심인 이차전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뜻밖의 고민거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배터리 소재를 만들거나 다 쓴 배터리를 재활용할 때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염분 폐수다. 리튬과 니켈, 망간 같은 귀한 금속을 만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 물은 소금기가 너무 많아 처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지금까지는 이 폐수를 처리하는 데 워낙 많은 전기가 들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관련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2026년 상반기부터 5년간 총 475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국가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히 폐수를 정화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도 폐수 속에 녹아있는 유용한 물질을 다시 뽑아내고, 깨끗해진 물은 공업용수로 다시 쓰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산업계와 꾸준히 소통하며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갈증이 무엇인지 꼼꼼히 파악해 이번 계획을 세웠다.

사업은 크게 다섯 가지 세부 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폐수를 끓여서 농축하거나 막을 이용해 물을 분리할 때 들어가는 막대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실증 과제가 포함됐다. 또한 폐수 속에 섞여 있는 비싼 금속이나 처리가 곤란한 염을 따로 회수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공공하수처리장과의 연계다. 보통 염분이 너무 높은 물이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면 미생물들이 죽어 처리 기능이 마비되는데, 이를 견뎌낼 수 있는 고염 내성 미생물을 활용한 처리 기술도 이번 연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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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도출된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화 단계까지 확실히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12월 19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기술개발에 참여할 기업과 연구 기관을 모집한다. 내년 3월에 엄격한 평가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 뒤,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의 제조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환경 보호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