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용의자가 된 아이돌, 그리고 그를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해온 ‘팬’이자 변호사. 관계의 시작부터 뒤틀린 이 설정이 첫 회부터 강한 흡인력을 만들었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이돌아이’가 ENA 편성 첫 방송에서 1%대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전개 속도와 엔딩 설계가 맞물리며 “정주행 각”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ENA 채널에서 방송된 ‘아이돌아이’ 1화 시청률은 1.9%(전국 기준)로 집계됐다. 이 작품은 9월 29일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종영한 ‘착한 여자 부세미’의 차기작이자, 올해 ENA의 마지막 드라마로 편성됐다.
‘아이돌아이’의 골격은 미스터리와 법정물, 그리고 로맨스가 겹겹이 쌓인 장르 혼합이다. 1화에서는 스타 변호사 맹세나(최수영)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아이돌 그룹 ‘골드보이즈’ 멤버 도라익(김재영)을 변호인 접견실에서 마주했다.
무대 위에선 빛나지만 사생활 침해와 팀 내 불화로 공황장애를 앓는 도라익은, 어느 날 리더 강우성(안우연)과 술을 마신 뒤 그의 시신 옆에서 눈을 뜨며 살인 용의자로 몰린다. ‘최애’가 ‘피고인’이 되고, ‘팬’이 ‘변호인’이 되는 순간, 드라마는 아이돌과 팬 사이에 전례 없는 관계를 덧씌운다.

첫 회가 ‘고자극’으로 읽힌 이유는 설정의 파격만이 아니다. 사건을 던지고, 캐릭터의 상처를 보여주고, 다음 회로 끌어가는 장치가 쉬지 않고 돌아간다. 도라익의 공황과 불안, 팀 내부의 균열, 사생활 침해가 만들어낸 압박감이 ‘살인 사건’과 바로 접속되면서 서사의 텐션이 급상승한다. 맹세나가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법정 로맨스의 달달함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심을 숨겨야 하는” 미스터리의 결이 먼저 전면에 선다.
캐스팅 포인트도 명확하다. 김재영은 아이돌 변신으로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섰다. 그는 대중에게 ‘변우석 친구’로 잘 알려진 인물로, 제작발표회에선 행사장에 오는 길에 변우석의 ‘소나기’(‘선재 업고 튀어’ OST) 영상을 보고 왔다며 “자기도 그런 인기를 꿈꾼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첫 회 성적은 1%대에 그쳤지만, 남은 회차에서 반등의 동력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수영이 ‘아이돌 팬’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화제성의 중심축이다. 그는 연기하며 팬들을 많이 떠올렸다며 “제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도 온전히 100% 믿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극 중 ‘팬심 만렙’ 변호사라는 설정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사건을 밀어붙이는 동력으로 작동한다. ‘믿음’이 곧 ‘변호 전략’이 되고, 애정이 ‘진실 추적’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드라마의 차별점이다.
제작진 라인업도 무게감이 있다. ‘사랑이라 말해요’ 등을 통해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이광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다린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제작은 ‘빅마우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그널’ 등 화제작을 꾸준히 선보인 에이스토리가 담당했다.

첫 방송 직후 시청자 반응은 체감 온도를 올렸다. “수영 연기 잘하더라 발음도 좋고”, “드라마 재미있다. 남주 여주 연기도 좋다”, “캐스팅 잘한 듯”, “스릴러적 요소도 있고요”, “요즘 식상한 드라마만 보다가 신선합니다”, “시작부터 재밌네 정주행 확정”, “1회 엔딩이 재밌게 끝나서 내일 2회 기대되네요”, “흡입력이 어마무시하네” 등 호평이 이어졌다. 수치(1.9%)가 전부를 말해주지 못하는 지점이 여기다. 첫 회가 ‘떡밥’과 ‘사건’을 강하게 던져놓은 만큼, 입소문이 다음 회차의 시청률을 끌어올릴 여지도 남아 있다.
관전 포인트로는 ‘팬심’을 꼽았다. 최수영은 “팬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사랑 이야기다. 누군가의 열렬한 팬이었던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하고 푹 빠져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영 역시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전개”를 강조하며 “예측 불가능한 사건, 성장, 따뜻한 감정의 회복, 반전이 겹겹이 숨어 있다. 가볍게 시청했다 순식간에 다음 회로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몰입도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입체적인 감정선을 따라 미스터리와 휴머니즘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며 스포일러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아이돌아이’는 매주 월, 화 오후 10시 KT 지니 TV에서 공개되며, ENA를 통해서도 방영된다. OTT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1%대 출발은 ‘경고등’일 수도, 반대로 ‘입소문 반등’의 여지를 남긴 신호일 수도 있다. 첫 회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최애’의 무죄를 믿는 변호사, 그리고 그 믿음을 흔드는 사건들. 다음 회가 답을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내놓느냐에 따라, ‘아이돌아이’의 진짜 성적표가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