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들어갔더니 곧바로 막힌다…통행료 수입만 역대 최고 찍은 '이 고속도로'

2025-12-22 11:25

일평균 통행량 10년 새 46% 증가
“고속도로 기능 상실” 지적도

출퇴근길이면 주차장으로 불릴 만큼 상습 정체되는 경인고속도로가 지난해 통행료 수입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경인고속도로 인천톨게이트 / 연합뉴스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경인고속도로 인천톨게이트 / 연합뉴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한국도로공사 자료를 인용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024년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은 462억원으로 2016년(430억원) 이후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025년 11월까지 누적 통행료는 약 4356억원에 달한다.

정체가 심해질수록 통행료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가 수치로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인고속도로 일평균 통행량은 2016년 13만대에서 2024년 19만 1301대로 늘어 10년 새 46%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인천 방향 9만 6008대, 서울 방향 9만 5293대로 양방향 모두 포화 상태라는 설명이다.

이에 허 의원은 경인고속도로 서비스 개선과 요금 체계의 ‘지역 간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포·부천에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서운 분기점(JC)을 통해 진출입하는 차량은 별도 통행료 없이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반면 미추홀구·동구·중구·서구 등 인천 기점에서 진입해 서울로 향하는 인천 시민들은 통행료를 부담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통행료를 내고도 곧바로 정체를 마주하는 현실도 거론됐다. 허 의원은 “부평요금소에서 통행료를 낸 뒤 불과 5분만 달리면 서울 신월IC 정체에 가로막히는 상황이 10년 넘게 반복되고 있다”며 “하루 19만대가 오가는 도로를 고속도로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시민들에게 경인고속도로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저속도로이자 거대한 주차장”이라며 “사실상 도심 내부 도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경인고속도로 상하행선에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 뉴스1
서울 양천구 신정동 경인고속도로 상하행선에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 뉴스1

양 끝단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공사도 병목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인천 구간에서는 옛 경인선 지상 구간인 인천대로 개량 공사가 진행 중이고 서울 구간에서는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 공원화 공사가 이어지면서 경인고속도로가 ‘병목 구간’처럼 변질됐다는 설명이다.

허 의원은 “건설비 회수율이 200%를 넘긴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도로공사가 서비스 개선이나 요금 감면에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출퇴근길 현장에서 시민 불편을 직접 확인하고 즉각적인 서비스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인천 기점 차량에 대한 한시적 통행료 감면 등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인고속도로 정체 완화를 목표로 추진돼 온 지하화 사업도 최근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서울 양천구 신월동까지 구간에 지하 고속도로를 조성해 통과 교통을 지하로 분산시키고, 지상부는 기존 고속도로 기능을 단계적으로 덜어내 일반도로 중심으로 바꾸는 방향이 핵심이다. 국토부는 지상부 도로 체계를 평면 교차로 위주로 재구성하고 중앙부에는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구상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인고속도로 / 구글 지도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