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더 퍼스트룩 행사에서 구글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제미나이를 탑재한 '비스포크 AI 냉장고' 신제품을 공개한다. 가전제품에 제미나이가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를 파악하는 AI 비전 기능의 진화다. 삼성전자는 이 기능에 제미나이를 결합해 식품 인식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기존 모델은 알아볼 수 있는 식재료가 신선식품 37종, 가공식품 50종 수준이었다. 인식 범위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제미나이가 적용된 이번 신제품은 인식할 수 있는 식품의 종류가 훨씬 넓어졌다. 단순히 제품을 구별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보관 용기에 직접 손으로 쓴 메모까지 읽어낸다. 사용자가 반찬통에 제육볶음, 12월 22일 같은 라벨을 붙여 넣으면 냉장고가 이를 스스로 인식해 식료품 목록에 자동으로 등록한다.
식재료 관리의 편의성을 높인 AI 푸드 매니저 기능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냉장고 사용 습관과 패턴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구매가 필요한 식재료를 미리 알려주거나 현재 가진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추천한다. 식재료 사용 내역을 리포트로 제공해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돕는다.

업그레이드된 AI 비전 기술은 와인 냉장고에도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와인 매니저 기능을 공개할 예정이다. 와인을 보관할 때 기기 상단에 있는 카메라가 와인병을 촬영하고 인식한다. 와인의 이름부터 종류, 생산 연도인 빈티지 등 세부 정보가 자동으로 리스트에 기록된다.
와인을 찾을 때도 유용하다. AI 와인 매니저는 보관된 와인의 위치를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사용자가 와인을 꺼내거나 다른 칸으로 옮기면 이를 즉시 인식해 리스트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번거롭게 수기로 장부를 작성하거나 일일이 병을 꺼내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강력해진 AI 비전 기능을 내년에 출시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인피니트 AI 와인 냉장고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A 사업부 문종승 부사장은 이번 기술 공개에 대해 삼성전자가 AI 비전 기술로 주방 가전의 혁신을 이끌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구글과의 협업으로 한층 진화한 기술을 통해 삼성만의 차별화된 식생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