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겨울이 오는 길, 카자흐스탄 4부에서는 우슈토베를 향하여 떠난다. 오늘 방송 정보를 살펴보자.
'세계테마기행'은 각기 다른 여행자들이 세계 곳곳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매주 새로운 나라와 도시를 탐험하며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 풍경, 랜드마크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 기억이 머무는 땅, 우슈토베
알마티(Almaty)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아르바트 거리(Arbat Street)는 예술가와 상점, 노점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보행자 거리다. 다양한 언어와 얼굴이 오가는 이곳에서 알마티가 지닌 다민족·국제도시의 면모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밤이 되면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채우고, 캅카스(Kavkaz) 전통 춤을 추는 꼬마의 몸짓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도시를 벗어나면 풍경이 서서히 바뀐다.
일리강(Ili River)을 따라 이어지는 불교 유적지 탐갈리타스(Tamgaly-Tas)로 향한다. 중앙아시아 불교 전파를 보여주는 대표적 노천 성지로, 암각화는 오래된 시간과 신앙을 품고 있다. 길 위로 중앙아시아 횡단 열차가 달린다. 철로는 사람과 역사를 실어 나르며 대륙을 잇는다. 열차가 닿는 곳, 우슈토베(Ushtobe). 1937년 고려인 강제 이주 당시 첫 정착지로, 중앙아시아 고려인 역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마을이다.
우슈토베로 가는 차 안에서는 빅토르 최(Viktor Tsoi)의 노래가 흐르고, 음악은 길 위의 기억을 불러낸다. 우슈토베 역(Ushtobe Railway Station)에 도착하면 시간은 잠시 멈춘 듯하다. 마을 한편에서는 고려인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콩 수확이 한창이다.
밭에서 함께 새참을 나누며 이야기를 듣고, 농장주의 집으로 초대받는다. 마당에서는 아내와 딸이 김장하고, 식탁에는 각종 김치와 훈제돼지비계 같은 고려인 가정식이 오른다. 식사가 끝난 뒤 펼쳐진 사진 앨범 속에는 낯선 땅에서 삶을 일궈온 지난 세대의 얼굴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정은 다시 알마티로 돌아온다. 고려극장(Korean Theatre of Kazakhstan) 무대에서는 항일 독립운동의 영웅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삶과 투쟁을 다룬 공연이 이어진다. 연극은 역사 속 인물을 현재로 불러내고, 기억은 다시 살아 움직인다.
우슈토베는 단지 하나의 마을이 아니다.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발자국과 그 땅에 뿌리내린 삶의 시간이 겹친 곳. 기억은 그렇게, 오늘도 이 땅에 머물러 있다.
EBS1 '세계테마기행' 방송시간은 매주 월~목 오후 8시 40분이다. 방송 정보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테마기행은 다시보기를 무료로 서비스한다. www.ebs.co.kr 에서 편하게 세계테마기행을 다시 볼 수 있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