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영상 플랫폼 이용에 매일 2시간 30분 안팎, 혹은 그 이상을 쓰고 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이른바 ‘알파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동영상 시청과 소셜 미디어 활동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련 규제 논의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전체 334일) 국내 10대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오래 이용한 플랫폼은 유튜브였다. 이 기간 10대 이하 이용자의 유튜브 월별 1인당 평균 이용 시간을 모두 합산하면 약 3만 2,652분에 달한다. 이를 조사 대상 전체 일수로 나누면 1인당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약 98분으로, 국내 청소년들이 매일 1시간 38분가량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에 이어 이용 시간이 두 번째로 긴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이었다. 같은 기간 인스타그램의 월평균 이용 시간 합계는 1만 6,234분으로 집계됐고, 이를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49분이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플랫폼에서만 하루 평균 2시간 26분을 소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0대 청소년의 일상에서 모바일 콘텐츠 소비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외에도 여러 SNS 플랫폼이 청소년들의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의 월평균 합계 이용 시간은 1만 1,956분으로, 하루 평균 약 36분을 기록했다. 숏폼 콘텐츠의 대표 플랫폼인 틱톡은 전체 9,833분으로 하루 평균 약 30분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대표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월평균 합계 이용 시간은 5,996분으로, 하루 평균 약 18분에 그쳤다. 이는 10대들이 텍스트 기반 소통보다 영상·이미지 중심의 SNS 활동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청소년이 이들 플랫폼 가운데 3개 이상을 함께 사용한다면, 하루 전체 SNS 이용 시간이 3시간대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소년의 SNS 과몰입 현상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되는 추세다. 앞서 호주 정부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차단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이 정책의 도입 필요성과 부작용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는 15세 혹은 16세 이상을 SNS 접근 가능 기준으로 삼고, 모든 SNS에 이용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독일에서는 13세에서 16세 사이 청소년이 SNS를 사용하려면 부모 동의가 필요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교육계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청소년 인권을 둘러싼 찬반 논란으로 논의는 더딘 상황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등교 시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는 조치를 과잉 제한으로 판단했으나, 올해 4월에는 해당 조치가 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존 결정을 번복했다.
또 지난 8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6년 3월부터는 학교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학생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함께, 청소년의 자기 통제력 함양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돼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