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이 솥에 안 붙게 하는 방법, 시어머니도 입을 못 다뭅니다

2025-12-21 16:31

동지 팥죽, 눌어붙지 않고 새알 퍼지지 않게 만드는 집집마다 다른 비밀

12월 22일은 동지다.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예부터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로 팥죽을 쑤어 먹던 날이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팥죽을 만들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팥은 냄비 바닥에 눌어붙고, 공들여 만든 새알은 국물 속에서 풀어지기 일쑤다. 문제는 재료가 아니라 순서와 타이밍이다.

팥죽 맛의 절반은 팥에서 갈린다. 팥을 바로 끓이는 건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먼저 팥을 깨끗이 씻은 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센 불에서 끓인다. 물이 끓어오르면 5분 정도 더 끓인 뒤 첫 물은 과감히 버린다. 이 과정이 팥의 떫은맛을 없애고 눌어붙을 확률을 크게 줄인다. 이후 다시 물을 붓고 중약불에서 은근히 삶아야 한다.

팥이 눌어붙는 가장 큰 이유는 센 불이다. 팥은 전분질이 많아 바닥에 쉽게 달라붙는다. 끓기 시작하면 반드시 불을 낮추고, 바닥을 긁듯이 저어주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섞어야 한다. 주걱을 세우지 말고 눕혀서 천천히 움직이면 바닥이 타는 걸 막을 수 있다. 이때 물이 부족해 보이면 한 번에 많이 붓지 말고 조금씩 나눠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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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이 손으로 눌렀을 때 쉽게 으깨질 정도가 되면 불을 끈다. 여기서 바로 갈거나 거르지 않는 게 포인트다. 잠시 식힌 뒤 체에 밭아야 팥 껍질이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껍질은 체에 남기고, 속살만 받아내면 팥죽이 부드러워진다. 이 과정이 귀찮아 보여도 건너뛰면 텁텁한 팥죽이 된다.

많은 사람이 새알심을 팥죽에 바로 넣는다. 이게 문제다. 새알심은 따로 끓여야 퍼지지 않는다. 물에 소금을 아주 약간 넣고 팔팔 끓인 뒤 새알을 넣는다. 위로 떠오르면 이미 다 익은 상태다. 건져서 찬물에 살짝 헹긴 뒤 사용하면 겉은 쫀득하고 속은 단단하게 유지된다.

팥죽에 새알을 넣는 시점도 중요하다. 팥죽이 거의 완성된 뒤, 불을 약하게 줄인 상태에서 마지막에 넣는다. 한 번만 가볍게 저어주고 오래 끓이지 않는다. 1분이면 충분하다. 이 짧은 시간이 새알의 모양을 살리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유튜브 '영자씨의 부엌Young-Ja's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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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마지막에 한다. 팥죽이 완성되기 전 간을 하면 농도가 달라진다. 소금은 아주 소량만 먼저 넣어 팥의 단맛을 끌어내고, 단맛은 각자 취향에 따라 식탁에서 조절하는 게 좋다. 예부터 동지 팥죽은 집집마다 맛이 달랐던 이유다.

팥죽은 오래 붙들고 있다고 맛있어지지 않는다. 눌어붙지 않게 불을 낮추고, 새알은 따로 삶고, 마지막에 합치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실패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동짓날 한 그릇의 팥죽에는 액운을 막는 의미뿐 아니라, 겨울을 잘 넘기자는 마음이 담겨 있다. 올해 동지엔 번거롭지 않게, 하지만 제대로 된 팥죽 한 그릇을 올려보자. 조회수보다 중요한 건, 다음 해에도 또 이 방법을 찾게 되는 맛이다.

유튜브 '영자씨의 부엌Young-Ja's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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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