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광주광역시 광산구(구청장 박병규)가 도시 공동체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웃 갈등을 행정의 개입이 아닌, 주민과 전문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갈등 조정 시스템’의 운영 성과를 집대성한 사례집을 발간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례 모음을 넘어, 데이터에 기반한 실용적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주민 자치형 분쟁 해결’의 전국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시스템’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다
이번에 발간된 ‘이웃갈등 해결 사례집’은, 광산구가 ‘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와 함께 운영해 온 ‘이웃갈등 조정 제도’의 지난 성과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결과물이다. 층간소음, 누수, 반려동물 문제 등 총 17건의 구체적인 사례는, 갈등 발생부터 조정, 해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고 있어, 유사 갈등에 대한 실질적인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간사 제목인 ‘엉킴을 풀다, 관계를 잇-다’는, 갈등 해결을 통한 ‘사회적 자본’의 회복이라는 구정(區政)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단순 사례 나열 넘어, ‘실용적 매뉴얼’로 기능
이 사례집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성공담 나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 사례마다 갈등의 핵심 쟁점을 분석한 **‘시사점’**과, 유사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갈등 예방 도움말(팁)’을 함께 수록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웃갈등 조정활동가들에게는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자료로, 일반 주민들에게는 갈등 상황에 대처하는 유용한 매뉴얼로 기능할 수 있다.
#데이터의 가독성 높인 ‘스토리텔링’ 형식
딱딱한 보고서 형식을 탈피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간결한 조정보고서에, 실제 활동가의 인터뷰를 더해 생생한 이야기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핵심 내용을 한 컷 삽화로 시각화했다. 이는 복잡한 갈등의 맥락과 해결 과정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정책의 대중적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청사진’
광산구 관계자는 "이번 사례집이, 갈등을 회피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이해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갈등을 ‘문제’가 아닌, ‘관리 가능한 현상’으로 인식하고, 그 해결 과정을 시스템화하여 자산으로 축적해나가는 광산구의 이번 시도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