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 북한이 일본총리가 "우리도 핵무장 필요" 밝히자 보인 반응

2025-12-21 12:44

북한 "일본 핵무장론, 인류에 대재앙 초래할 것“

북한이 일본 정부 고위 인사의 핵무장 발언을 강하게 비난하며 "인류에게 대재앙을 들씌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성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국방성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 평양 노동신문=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외무성 일본연구소 소장이 전날 발표한 ‘인류에게 대재앙을 들씌우게 될 전범국 일본의 핵무장화 기도는 철저히 저지돼야 한다’란 제목의 담화를 통해 최근 일본 정부 고위 인사의 핵무장론에 대해 "극히 도발적인 망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안보 정책 관련 간부가 사견을 전제로 "일본은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일본 언론은 지난 18일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담화에서 "최근 일본의 새 내각이 선임 정권들을 무색케 하는 위험천만한 군사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내외의 경계심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전쟁국가로의 변신을 야망하는 선제공격 능력의 강화와 무기수출 제한의 완화, 비핵3원칙의 재검토 등 일본 지배층은 군사안보정책을 대폭 조정하면서 전범국으로서 금단의 선을 뛰어넘어 핵보유 야망까지 로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 전 일본 정부의 한 고위인물은 더욱더 엄혹해지고 있는 주변 안보환경, 독자적인 억제력 강화의 필요성을 운운하면서 일본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극히 도발적인 망언을 서슴없이 늘어놓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에 대해 "결코 실언이나 일종의 객기에서 나온 주장이 아니며 일본이 오래동안 꿈꿔온 핵무장화 야망을 직설한 것으로서 일본의 헌법은 물론 전패국(전쟁패배국)으로서 걸머진 의무를 명시한 제반 국제법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담화는 "정부에 안보정책을 건의한다는 고위관료의 입에서 이와 같은 무모한 발언이 튀어나온 것은 핵보유 시도가 일본 정계에 짙게 팽배하고 있다는 방증으로서 일본의 호전적이며 침략적인 정체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 극비밀리에 핵무기 연구개발에 뛰어든 일본이 패망 후에도 임의의 시각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기 위한 토대를 암암리에 닦아왔으며 이제 남은 것은 정치적 결단뿐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회로 미국의 핵무기를 자국에 배비해 공동으로 운용한다는 핵공유론을 들고나오고 앵글로색슨계의 핵동맹체인 오커스에도 머리를 들이밀려고 기도하는 등 핵보유의 가능성과 출로를 집요하게 모색해왔다"고 지적했다.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 3국이 2021년 결성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를 위한 새로운 삼각 군사 파트너십이다.

담화는 또 "한편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내각관방장관과 방위상을 비롯한 정부 고위 인물들은 지금껏 금기사항으로 간주돼온 핵동력잠수함 보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제반 사실은 일본 당국이 자신들의 핵보유 야망에 대한 내외의 반응을 타진하고 점차 면역을 키우기 위한 여론을 조성하면서 핵무장화로의 길을 열어보려는 어불성설한 작당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직관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단 물고만 터치면 얼마든지 핵무장을 실현하고 또다시 침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를 수 있는 불량국가가 다름 아닌 일본이며 일본이 주변위협에 대해 그토록 청을 돋우고 있는 진짜 목적도 핵무장화를 최종목표로 하는 군사대국화 책동을 합리화하자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앞에서는 세계 유일의 원자탄 피해국이라는 간판 아래 핵무기 없는 세계를 표방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핵무장화에 뛰어들려는 일본의 뻔뻔스러운 양면적 행태는 국제사회가 경각심을 가지고 지탄해야 할 최대의 위협이며 지역 나라들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망동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전범국인 일본의 손아귀에 핵무기까지 쥐어지는 경우 아시아 나라들의 머리 위에 무서운 핵 참화가 들씌워지고 인류가 대재앙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은 지나온 일본의 침략 역사가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북한은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진보적 인류는 죄악에 찬 과거를 부정하며 미국을 등에 업고 핵무장화로 줄달음치고 있는 전범국 일본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을 단호히 저지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 규범을 무시하고 불법으로 핵무기를 개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는 북한이 일본의 핵무장론을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