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제의 길을 묻다' 전문가 대토론회 개최

2025-12-21 11:54

한국지역경제학회, 포항경제포럼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 포항경제 진단과 비전 제시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한국지역경제학회(학회장 김봉원)는 20일 ‘전문가에게 포항경제의 길을 묻다’ 전문가 대토론회(포항경제포럼)를 열고, 최근 철강산업 위기와 포항경제의 실태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포항경제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포항경제포럼에서는 한국지역경제학회 김봉원 회장, 한국지역정책학회 나주몽 회장과 한국무역학회 조현수 회장(2026), 한국건설산업경제학회 박용석 직전회장, 한국지역경제연구원 모성은 원장이 각 기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위기에 빠진 지역경제를 진단하고 포항경제의 회생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지역경제학회 김봉원 회장은, "철강산업 경기침체로 포항경제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처했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2015년 이후 인구감소는 계속돼 현재 50만 이하의 도시규모로 떨어졌다"면서 "이러한 지역경제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소멸을 억제하기 위해 철강산업 근로자의 노동전환과 철강 영세기업의 업종전환을 지원하고, 원·하청간 일자리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포항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과 일자리의 사회적 가치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현을 통해 도시경제와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역경제연구원 모성은 원장은, 포항경제가 경각에 달했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면서, "포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철강중심 산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되, 기존산업과 신산업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포항경제의 비전을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 원장은, 향후 세계경제는 디지털 반도체산업에 이어, AI 관련산업이 글로벌 경제를 선도할 것으로 확신하며, 포항은 물론 한국의 미래 신산업을 이끌어 나갈 견인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모성은 원장은 "포항에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기점으로, 포항시는 철강산업의 AI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국내외 주요 AI 관련기업과 고급인재가 모여드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산업 생태계 확장을 모색하되, 연구·생산·창업이 결합된 AI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포스코 등 민간부문과의 협력형 ‘AI·port 해양기업도시 건설’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무역학회 조현수 회장은 최근의 포항 철강산업 위기상황을 설명하면서 "최근 수출입 규모의 급감 즉, 2025년 10월 누적기준으로 10개월 동안 무역 규모가 전년동기에 비해 20.3%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역산업의 위기는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철강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달한 산업수명 사이클에 기인한다면서, 기존의 종적(縱的) 성장전략에서 탈피하여 횡적(橫的) 성장전략 즉, 산업과 업종과 제품의 다각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포항시가 이러한 위기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철강 중심의 지역경제 즉, ‘철강공업도시 포항’에서 벗어나 지역여건에 부합하는 ‘해양기업도시 포항’ 대전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포항의 지역적 여건으로는 해양도시 내지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로의 전환에 필요한 인프라와 인적·물적 자원 조달을 위해 포항시 주변 지역과의 통합 내지는 지역 연계망 구축으로 지역적 한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역정책학회 나주몽 회장은, "지역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다양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경제권의 확산이나 도시경제 기능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주몽 회장은 도시경제권을 확산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통합대도시론을 들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차용규모 도시이론을 적용하여 주변 도시들로부터 부족한 자원과 기능을 빌려와서 도시의 기능을 제고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포항의 고급인력 및 신산업 앵커 기능과 영덕의 해양관광 및 재생에너지, 청송의 프리미엄 농업, 영천의 6차 산업 기능 등을 상호 차용한다면 도시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건설경제산업학회 박용석 직전회장은, 침체된 포항의 중앙상가 등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스마트한 포항’ 비전을 제시하며 별도의 ‘도심재편 마스트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항 중앙상가와 구도심의 쇠락은 포항역(KTX) 흥해 이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면서, 외지 인력을 구도심으로 끌어들일 교통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죽도시장에 철도역을 만들겠다는 도시철도 건설 논쟁은 매우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도시철도 건설은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지만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이미 도시철도를 시행하고 있는 의정부, 용인, 김해 등은 큰 재정 부담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원도심에의 인구유입이 주목적이라면, 도시철도 계획보다 대구-경산-영천으로 이어지는 광역전철망을 확장하고 포항역에서부터 죽도시장까지는 BRT (Bus rapid transit : 간선급행버스)를 연결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