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냄비 말고 ‘밥솥’에 끓여보세요…진짜 왜 이제 알았나 싶습니다

2025-12-21 12:42

버튼만 누르면 끝, 밥솥 미역국의 대역전
35분의 기적, 귀찮던 집밥을 바꾸다

미역국 한 번 끓이려면 미역 불리고, 냄비 꺼내 불 앞을 지켜보고, 중간중간 간도 봐야 한다. 익숙한 집밥인데도 ‘귀찮아서 미루게 되는 메뉴’로 분류되는 이유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그런데 전기밥솥에 재료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끝이라는 소고기 미역국 레시피가 퍼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35분만 돌리면 된다”는 단순함이 입소문을 타며, “왜 이제 알았나”라는 반응까지 붙었다.

유튜브 채널 ‘밥솥남’에는 “초간단!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는 밥솥 소고기 미역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저는 개인적으로 소고기 미역국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전기밥솥’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고기, 양파, 미역을 밥솥에 넣고 간장, 액젓 뿌리고 물 부어 35분만 돌려주면 끝이다. 조리되는 동안 개인 시간 보내면 너무 알차다. 밥솥으로 만든, 고기 맛이 풍부한 미역국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밥솥에 미역국 재료 넣기 / 유튜브 '밥솥남'
밥솥에 미역국 재료 넣기 / 유튜브 '밥솥남'

핵심은 ‘한 번에 넣기’다. 유튜버는 “소고기 400g, 양파 1개, 자른 미역 30g, 간장 2티스푼, 참치 액젓 2티스푼을 밥솥에 넣고 물을 밥솥 눈금 6에 맞춰 넣었다. 그리고 고압찜 또는 만능찜 35분 돌리면 끝이다”고 설명했다.

냄비 조리처럼 불 조절을 하거나, 옆에서 계속 지켜볼 필요가 줄어드는 구조다. 밥솥이 압력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덕분에 ‘실패 확률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물까지 부어주면 끝 / 유튜브 '밥솥남'
물까지 부어주면 끝 / 유튜브 '밥솥남'

영상 속 꿀팁은 미역 손질이다. 유튜버는 “그리고 미역은 물에 한 번 불려서 사용해 주시길 바란다. 미역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1차 식품이라 물에 충분히 담 혹시라도 나올 수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여 사용해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순히 불리는 과정이 아니라, 사용 전 점검과 세척의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댓글창 반응은 ‘간편함’과 ‘맛의 결과’에 집중됐다. “미역국 레시피 다양하다 진짜 양파 넣는 건 처음 보네”, “밥솥을 백미 취사 말고 해본 적이 없는 요알못인데 메모해갑니다”, “냄비에 끓이는 것보다 더 간편해 보이네요. 직접 요리하기에 시간 부족할 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밥솥으로 끓인 초간단 소고기 미역국 완성 / 유튜브 '밥솥남'
밥솥으로 끓인 초간단 소고기 미역국 완성 / 유튜브 '밥솥남'

실제로 바로 따라 해봤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바로 장보고 해먹었습니다. 가족들이 고기가 뭐냐고 다들 물어봅니다. 고기가 부드럽다네요. 압력 효과를 보네요. 양파는 안 넣는 집이라 안 넣고 늘 해먹는 재료 그대로 넣고 했네요. 고기, 미역, 참기름, 국간장, 참치, 액젓, 물 >> 현미밥 조리 선택 끝이었네요. 더운 날 불 피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은 밥솥 조리의 체감 포인트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이것은 혁신”, “너무 기발하네요. 저도 당장 만들어 봐야겠어요”, “밥솥으로 미역국을 끓일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미역국 해먹기 여간 귀찮은 게 아닌데 이 방법 너무 좋네요” 등도 같은 흐름이다.

전기밥솥 / korkai-Shutterstock.com
전기밥솥 / korkai-Shutterstock.com

재료 팁도 덧붙었다. 한 누리꾼은 “참고로 미역은 마른 미역 말고 염장 미역 이라고 소금에 절여 본래 수분을 유지한 상태로 파는 거 있는데 소금 씻어낸 뒤 국 끓이면 마른 미역국과 비교가 안되게 진하게 우러난 미역국 드실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평소 마른 미역만 쓰던 사람들에게는 선택지를 넓혀주는 한 줄이다.

‘통 양파’가 포인트라는 반응도 나온다. 미역국에 양파를 넣는 방식은 최근 레시피에서 종종 보이는데, 국물에 단맛과 깊이를 보태는 역할로 거론된다. 특히 고기 없이 끓일 때도 풍미를 받쳐준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번 레시피는 소고기와 양파를 함께 넣어 ‘고기 맛은 진하게, 조리는 단순하게’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소고기 미역국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소고기 미역국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미역국이 이렇게 ‘조리법’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이유는, 미역국이 한국인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크기 때문이다. 미역국은 생일상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산모가 출산 뒤 회복을 위해 미역국을 먹던 문화가 생일상으로 이어지면서, 한 그릇에 ‘태어남’과 ‘돌봄’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 됐다. 동시에 집에서 자주 끓이는 이유도 분명하다. 마른 미역은 보관이 쉽고, 소고기·조개·멸치 등 집에 있는 재료로도 맛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 한 번 끓여두면 데워 먹기 좋아 바쁜 날 한 끼를 책임지는 ‘집밥 국’으로도 꾸준히 선택된다.

유튜브, 밥솥남

영양을 이유로 미역국을 찾는 경우도 많다. 미역은 ‘바다의 채소’라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단백질, 비타민, 요오드, 철분 등이 균형 있게 들어 있고 칼슘도 풍부해 뼈와 관절 건강에 좋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미역을 단백질 식품과 함께 먹으면 흡수와 대사, 소화를 돕는다는 이유로 ‘소고기 미역국’이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조합이라는 말도 자주 나온다. 소고기 대신 닭고기나 조개를 넣는 방식도 대안으로 언급된다.

결국 밥솥 미역국의 핵심은 ‘맛의 새로움’이라기보다 ‘진입장벽의 하락’이다. 재료를 한 번에 넣고 35분만 돌리면 되는 구조는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접근성을 열어준다. “불 피하기 싫어서 미역국을 미뤘다”는 사람에게, 버튼 하나로 선택지를 바꾸는 방식이 된 셈이다. 미역국이 ‘언젠가 끓여야지’에서 ‘오늘 해볼까’로 바뀌는 지점, 그 변화가 밥솥 소고기 미역국을 화제로 만들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