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특검서 조사받을 때 분위기 좋았다"

2025-12-20 23:20

변호인 "尹, 특검 검사들에게 수고 많았다고 말해"
김건희특검 처음 출석한 윤 전 대통령, 적극 방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밤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밤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일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첫 소환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적극적인 방어권을 행사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약 8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민중기 특검팀은 오는 28일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여섯 가지 주요 피의사실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5시 10분쯤 마무리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1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하고 퇴실했다.

특검팀이 준비한 질문지는 160쪽 분량에 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 행사 없이 모든 답변을 마쳤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와의 공모 여부였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대선 전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로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수수하는 데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했다. 또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 등으로부터 인사 및 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외에도 대선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 및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다르거나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상세히 답변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는 유정화·채명성·배보윤 변호사가 입회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의 거부로 영상 녹화는 진행되지 않았다.

조사를 마친 변호인단은 취재진에게 "윤 전 대통령은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했다"며 "부인하는 취지지만 왜 죄가 안 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활하게 질문과 답변이 이뤄져서 조사가 빨리 끝났다"며 "윤 전 대통령이 특검 검사들에게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고 따뜻하게 말해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수사 기한이 8일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날 조사를 끝으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확보된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혐의를 보강한 뒤, 다음 주 중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