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까지 쫓아온 중국, 따돌릴 방법은 이것뿐…나랏돈 2조원 집어삼킬 '괴물 기술' 30가지

2025-12-19 16:50

AI 의료혁신·천연물신약 과학화, 정부가 선택한 30대 기술

정부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년에만 2조 4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혀오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국가대표 기술 30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인공지능(AI)을 의료 현장 곳곳에 심어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내년도 보건의료 연구개발(R&D) 예산은 총 2조 4,251억 원으로 책정됐다. 올해보다 14.3%나 늘어난 규모다. 이 중 보건복지부가 쓰는 돈만 1조 원이 넘는다. 정부는 이 예산을 바이오헬스 5대 강국 실현을 위한 4대 중점 분야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다. 국민 건강을 위한 기술 혁신, 미래 성장동력 확보, AI 기반의 디지털 의료 혁신 등이 주요 타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보건의료 국가대표 기술 30선이다. 정부는 마치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를 뽑듯, 5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고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유망 기술 30개를 선정하기로 했다. 일단 선정된 기술은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기존 의약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치료제 개발이나, 글로벌 수준의 첨단 의료기기 국산화 같은 과제들이 포함된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급박한 국제 정세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기술 수준은 미국의 79.4%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중국이 78.9%까지 따라붙으며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태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기술 수준을 85%까지 끌어올리고, 국민의 건강수명을 80세까지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한약 정도로 인식되던 천연물 신약 분야도 대대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그동안 많은 돈을 들였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부족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제5차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 계획을 통해 천연물 신약을 명실상부한 신약으로 재정립하기로 했다.

과거처럼 단순히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내고 작용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 이를 위해 흩어져 있던 천연물 자원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통합 플랫폼도 만든다. 쉽게 말해 과학적인 천연물 신약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천연물 신약이 약사법상 확실한 지위를 갖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의료 현장의 모습도 AI를 통해 바뀐다. 정부는 AI 기본 의료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의료 데이터가 부족해 AI를 제대로 학습시키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품질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AI 의사는 진단과 치료를 돕는 것은 물론, 지방이나 의료 취약지의 부족한 의료 인력을 보완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또한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성공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전적 연구에도 과감히 투자한다. 미국의 ARPA-H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난치병 치료나 감염병 대응 같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성공과 실패를 따지기보다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연구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 분야의 글로벌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연구 성과가 실제 병원과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제도를 다듬는 작업도 병행된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