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자라다 한순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췌장암은 의료진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가 거의 없어 발견 시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췌장암의 전조증상과 함께 음식, 생활 습관까지 짚은 영상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김현욱의 지식의길’에 5개월 전 ‘의사들도 무서워하는 췌장암 전조증상!! ‘이런’ 증상 있다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온 적이 있다. 내과 전문의 김재현 원장이 출연해 췌장암이 왜 위험한 질환인지, 어떤 신호를 그냥 넘기면 안 되는지, 그리고 음식 섭취와 소화 상태가 왜 중요한 단서가 되는지 실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김 원장은 췌장암의 가장 큰 문제로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는 점을 꼽았다. 췌장은 위 뒤쪽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도 특별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진료실에서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어땠을까”라는 말을 반복하게 되는 암이 바로 췌장암이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전조증상은 이유 없는 체중 감소다. 식사량이나 활동량이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빠지고, 근육이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한 노화나 컨디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췌장이 소화 효소와 인슐린 분비를 동시에 담당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몸 전체 에너지 흐름이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과 관련된 신호도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김 원장은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유독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거나, 예전에는 문제없이 먹던 음식이 갑자기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삼겹살, 튀김류 같은 고지방 음식을 먹은 뒤 설사나 복통이 반복된다면 췌장 효소 분비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변의 변화 역시 중요한 단서로 언급됐다. 김 원장은 변의 색이 평소보다 연해지거나 회색빛을 띠고, 기름기가 많은 변이 물에 뜨는 경우는 소화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음식 섭취와 직결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도 비교적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증상으로 꼽혔다.
복부 통증과 허리 통증도 빼놓을 수 없는 증상이다. 다만 췌장암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명확한 지점이 아니라 상복부가 묵직하게 불편하거나, 등이 뻐근한 느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런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위장 장애나 자세 문제로만 보지 말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달 증상도 비교적 분명한 경고 신호로 소개됐다.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짙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담즙 배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췌장 머리 쪽에 종양이 생기면 담관을 눌러 황달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당뇨와 췌장암의 관계도 언급됐다. 기존에 혈당 조절이 잘되던 사람이 특별한 이유 없이 혈당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갑작스럽게 당뇨 진단을 받는 경우 췌장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췌장이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장기라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의미 있게 봐야 한다는 취지다.
김 원장은 췌장암 검진과 관련한 오해도 바로잡았다. 그는 "건강검진에서 CT를 찍는다고 해서 췌장암을 다 걸러낼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 노출과 검사 한계를 언급하며 증상과 위험 요인을 종합해 전문의 상담을 거쳐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상 말미에서 김 원장은 췌장암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단일 증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체중 감소, 소화 이상, 음식에 대한 반응 변화, 통증, 황달 같은 신호가 겹쳐 나타난다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매한 증상이라는 이유로 병원을 미루다 병이 급격히 진행된 사례를 진료 현장에서 수없이 봤다고 전했다.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음식 후 불편감과 몸의 작은 변화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