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스마트홈 시장의 경계를 허물었다.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에 업계 최초로 '매터 1.5' 기반의 카메라 표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조명이나 도어록, 스위치 등에 머물렀던 연결 대상이 카메라 영역까지 확장되었다.
매터는 쉽게 말해 가전제품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게 만드는 전 세계 공용어다. 예전에는 제조사마다 언어가 달라 서로 연결이 어려웠지만, 민간 표준 단체인 CSA가 만든 이 기준 덕분에 브랜드가 달라도 친구처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삼성이 적용한 매터 1.5는 이 공용어의 최신 개정판으로, 카메라 기능에 특화된 규칙들을 담고 있다.
카메라는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데 있어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스마트싱스에 카메라가 연동되면 사용자가 집을 비웠을 때도 집안 상황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반려동물이 밥은 잘 먹는지, 현관 앞에 낯선 사람이 오지는 않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안전과 편리함이 동시에 올라간다.
이번 업데이트는 12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실내외 보안 카메라는 물론 현관의 비디오 도어벨까지 다양한 기기를 스마트싱스에서 바로 쓸 수 있다. 단순히 화면만 보는 것이 아니다. 실시간 영상 재생은 기본이고, 방문자와 양방향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움직임이 감지되면 알림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카메라의 렌즈를 원격으로 돌리거나 확대하는 팬, 틸트, 줌 제어 기능까지 지원하니 사실상 전용 앱이 필요 없는 셈이다.

이번 변화는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들에도 희소식이다. 그동안은 삼성 스마트싱스에 제품을 연동시키려면 별도의 복잡한 연결 고리(API)를 만들어야 했지만, 이제는 매터 표준 개발 키트(SDK)만 따르면 손쉽게 연동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아카라, 알로, 휴, 링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다양한 카메라 경험을 제공해 왔다. 여기에 더해 아카라, 이브, 울티캠 등과는 매터 표준 기반의 새로운 카메라를 개발 중이다. 이 제품들은 내년 3월경 찾아올 예정이다.
삼성전자 AI 플랫폼 센터 정재연 부사장은 스마트싱스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하나로 연결해 고객에게 통합된 경험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 경험을 혁신하기 위해 매터를 포함한 업계 표준 협력을 계속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