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 '박수량 백비(白碑)'로 공직사회 청렴 가치 확립~현대적 계승 모델 제시

2025-12-18 16:58

12월의 역사인물 '청백리' 박수량 선생 재조명…청렴 정신, 군정 철학으로 승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장성군이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淸白吏)인 아곡(鵝谷) 박수량 선생을 '12월의 역사인물'로 선정하고, 그의 상징인 '백비(白碑, 글자 없는 비석)'를 통해 공직사회의 청렴 가치를 확립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박수량 백비 참배를 마친 김한종 장성군수가 비석을 닦고 있다. 장성군 제공
올해 1월, 박수량 백비 참배를 마친 김한종 장성군수가 비석을 닦고 있다. 장성군 제공

박수량(1491~1554) 선생은 38년간 호조판서, 한성부 판윤(현 서울시장) 등 고위 관직을 지내면서도 집 한 채 없이 검소하게 생활했으며, 두 차례나 '청백리'에 녹선될 정도로 청렴결백한 삶을 살았던 장성의 대표적인 역사인물이다.

장성군이 주목하는 것은, 박수량 선생의 삶이 집약된 '백비'의 상징성과 그 현대적 가치다. "묘를 크게 말고, 비도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그를 위해, 명종 임금은 아무 글자도 새기지 않은 하얀 비석을 하사했다. '어떤 공적도 그의 청렴함에 흠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백비는, 그 자체로 청렴의 최고 경지를 상징한다.

장성군은 이 '백비'의 정신을, 단순한 과거의 유산에 머물게 하지 않고, 현재 군정(郡政)의 핵심 철학으로 계승하고 있다.

첫째, '청렴 의식의 내재화'다. 장성군 간부공무원들은 매년 새해 첫 업무를 박수량 백비 참배로 시작하며, 공직자로서의 청렴 의지를 다지는 의식을 정례화했다.

둘째, '청렴 가치의 일상화'다. 군청 정문에 백비의 복제석을 세워, 모든 공직자와 군민이 일상 속에서 청렴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역사인물 선양 사업이, 과거 인물의 업적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그의 정신을 현재의 공공행정 가치로 연결하고,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는 '정책적 계승'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박수량 선생의 '청렴 정신'은 시대를 초월하는 소중한 정신문화유산"이라며, "공직자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사회 구성원이 이 가치를 함께 기억하고 실천함으로써, 더 신뢰받는 장성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