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마다 막히던 서울 '만성 정체 지옥' 구간…마침내 환호할 소식 전해졌다

2025-12-18 16:04

만성 정체 구간 해결, 2037년 지하도시고속도로 개통

서울의 고질적인 정체 구간으로 꼽히는 지역에 환호할 소식이 전해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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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지역의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되고, 현재 사용 중인 고가도로는 단계적으로 철거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강북 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구상을 공식 발표했다. 오 시장은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가 각각 1995년과 1997년에 개통된 이후 시간이 상당히 흐른 상황이라고 짚었다. 내부순환로의 하루 평균 교통량은 약 13만 대, 북부간선도로는 약 9만 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로 개통 이후 주변 지역 개발이 이어지며 교통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도로 구조는 그대로 유지돼 만성적인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대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35킬로미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간선도로 인근에서 진행 중인 정비 사업도 교통 혼잡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주변에서는 모두 139개 구역에서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약 4만 세대가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통 체증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내부순환로로 인해 단절된 정릉로 / 서울시 제공
내부순환로로 인해 단절된 정릉로 / 서울시 제공

고가도로의 노후화 문제도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오 시장은 고가 차도의 경우 통상적으로 40년이 지나면 유지·관리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구조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가도로의 사용 자체가 제한되는 상황도 머지않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개통된 이들 도로는 강북 중심부를 횡단하며 신속한 이동을 담당해 왔지만 지금은 기능이 크게 약화한 상황이다.

강북 지역에는 서울 전체 인구의 47%에 해당하는 454만명이 살지만, 강북의 도시고속도로 연장은 전체 243㎞ 중 40%인 96㎞에 그친다. 강남의 도시고속도로 연장은 147㎞로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도로 인프라 격차 속에서 두 도로는 지난 30여년간 강북 교통 수요를 떠안아 왔지만, 성산∼하월곡 구간은 하루 약 13만대, 하월곡∼신내 구간은 약 9만대가 이용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 계획 실행 이후 조감도 / 서울시 제공
서울시 계획 실행 이후 조감도 / 서울시 제공

러시아워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34.5㎞로 이미 간선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대한 고가도로 구조물이 지상부를 크게 점유하면서 지역 단절과 발전 저해 문제도 있다.

고가 하부 공간의 그늘과 소음, 침체한 환경은 주변 상권과 주거지의 연결성을 약화하고 보행환경의 질을 떨어뜨려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돼 왔다.

고가 구조물이 낡으면서 유지관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의 유지관리비는 올해 391억원에서 2055년 98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안전 위협과 재정 부담이 동시에 가중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지하 약 20.5킬로미터 구간에 새로운 지하도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우선 1단계로 성산에서 하월곡을 거쳐 신내로 이어지는 구간을 먼저 건설하고, 내부순환로 가운데 아직 포함되지 않은 하월곡에서 성동까지의 구간은 2단계 사업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내년에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한 뒤, 약 12년 뒤인 2037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모형 고가를 들어보이고 있다.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모형 고가를 들어보이고 있다. / 뉴스1

지하도로가 개통되면 기존 고가도로는 순차적으로 철거된다. 지하에는 왕복 6차로 규모의 지하도시고속도로가 조성되고, 지상에는 왕복 2차로 도로가 새로 놓인다. 그동안 고가도로로 인해 훼손됐던 홍제천과 묵동천 일대는 복원 작업을 거쳐 수변 여가 공간으로 재정비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도로 중심이었던 공간을 시민 휴식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추산한 전체 사업비는 약 3조 4000억 원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연간 예산이 51조 원을 넘는 점을 언급하며, 12년 동안 매년 약 3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퍼센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방식도 검토했지만, 현재로서는 전액 재정을 투입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련 실국이 함께 참여하는 ‘강북전성시대 기획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와 자치구, 지역 주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학 협의체도 꾸려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강북 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이 강북 지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