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가 급증하는 연말, 서울 전역에서 음주운전 단속이 동시다발적으로 강화된다.

특히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반복적으로 많이 발생한 강남권 대로는 연말까지 ‘매일’ 주간·야간을 가리지 않는 고강도 단속이 예고되면서 운전자들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특정 권역을 콕 집어 “노출을 극대화하겠다”는 메시지까지 내놓은 만큼, 단속이 체감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18일 연말까지 강남권 대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음주 단속을 벌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간·야간을 불문하고 음주 단속을 매일 실시해 단속뿐 아니라 예방·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강남권을 전면에 세운 이유는 분명하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음주운전 사고 통계에서 강남권이 반복적으로 상위권에 고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연합뉴스를 통해 “강남권 음주운전은 무조건 잡힌다”며 “교통 가용경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평균 월별 음주 운전 교통사고는 12월이 196.3건으로 가장 많았다. 1월(177.3건), 7월(173.7건)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부상자 수는 12월 평균 335.0명으로 다른 달을 크게 웃돌았다. 사망자 수도 12월 평균 1.3명으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통계는 음주 운전자가 가해 차량인 사고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연말에 단속 강도를 끌어올리는 배경이 ‘분위기 단속’이 아니라, 사고가 실제로 집중되는 시점과 맞닿아 있다는 얘기다.
지역별로도 강남권의 비중은 뚜렷하다. 2022년~2024년까지 경찰서별 평균 음주 운전 사고 건수는 강남경찰서가 42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경찰서 309건, 영등포경찰서 285건 순이었다. 이 통계는 음주 운전자가 가해 차량인 사고 및 피해 차량인 사고를 포함하는 수치다. 연도별로 봐도 흐름은 비슷하다. 강남서는 2022년 552건, 2023년 392건, 2024년 320건으로 3년 연속 음주 사고 최다 지역에 올랐고, 송파서도 2023년·2024년 두 해 연속 2위를 차지했다. 경찰이 강남권 대로를 ‘정조준’한 것은, 단속 효율과 예방 효과를 동시에 최대화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단속은 ‘적발’만이 목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서울경찰청은 강남권 대로를 중심으로 대규모 단속을 지속적으로 노출해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헤럴드경제는 서울경찰청장이 “최근 3년간 음주 운전 사고가 가장 많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것은 단순히 음주 운전자를 적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주 운전 근절에 대한 경찰의 강한 의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음주 운전을 예방하고 안전한 교통문화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보이는 단속’으로 심리를 압박해, 위험 선택 자체를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연말에 음주운전 사고가 빈번해지는 이유는 환경이 비슷하다. 송년회·회식·모임이 몰리면서 술자리가 늘고,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 같은 심리적 허들이 낮아지기 쉽다. 택시·대리 수요가 폭증해 귀가 대안이 불편해지면 ‘잠깐만 운전’ 유혹도 커진다. 여기에 야간 운전 비중 증가, 피로 누적, 추운 날씨로 인한 판단력 저하가 겹치면서 사고 위험이 커진다. 즉 ‘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귀가 조건과 심리·환경이 함께 위험을 키운다.

단속이 강화될수록 운전자에게 필요한 건 ‘현장 임기응변’이 아니라 사전 차단이다. 음주운전 예방의 핵심은 술을 마시기 전에 귀가 방식을 고정하는 것이다. 모임 출발 전부터 대리·택시·대중교통·도보·동승자 등 플랜 A를 정하고, 막히면 쓸 플랜 B(가까운 숙소, 지인 픽업, 회사 근처 숙박 등)까지 마련해두면 선택의 폭이 줄어든다. 차를 가져갔다면 주차장에 두고 귀가할 결심을 굳히기 위해 주차 위치를 사진으로 남기고, 다음 날 찾아갈 알람이나 일정까지 잡아두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현장에서 바로 쓸 ‘꿀팁’은 결국 습관 싸움이다. 술자리 시작 전에 차 키를 동행자에게 맡기거나 가방 깊숙이 넣어 손이 쉽게 가지 않게 하고, 귀가 앱(대리·택시)을 미리 켜두거나 예약해 “마지막 한 잔” 타이밍에 바로 호출되게 만드는 식이다. 2차·3차로 넘어가면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에 “오늘은 1차만” 같은 개인 룰을 만들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커피나 찬물, 잠깐의 휴식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분명히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대를 잡지 않는 선택을 반복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다. 연말 강남권을 중심으로 ‘밤낮’ 단속이 예고된 지금, 가장 안전한 선택은 단속을 피하는 요령이 아니라 아예 위험을 만들지 않는 귀가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