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님 어디 계세요? 호출벨 뚝… 병동의 밤이 조용해진 '이유'

2025-12-18 15:47

AI 스마트 병상으로 야간 낙상까지 감지한다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연세새로운병원이 병실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이 병원은 최근 대웅제약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인 ‘씽크(thynC)’를 40개 병상에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도입은 관절이나 척추, 골절 환자가 많은 정형외과 특화 병원의 환경을 고려해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의료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그동안 병원 현장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정형외과 수술은 전신마취가 빈번한데, 수술이 끝난 후 일정 시간 동안은 심혈관계 부작용이나 호흡 저하가 일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처럼 의료진이 간헐적으로 병실을 돌며 수기로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환자의 미세한 상태 변화를 즉시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특히 통증이나 부종, 혈압 변동이 잦은 환자들의 상태를 병실 밖에서도 계속 지켜볼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했다.

새로 도입된 씽크는 이런 빈틈을 기술로 메운다. 환자의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호흡, 체온, 심전도 같은 핵심적인 활력징후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만약 수치에 이상이 생기면 그 즉시 의료진에게 알림을 보낸다. 사람이 일일이 체크하고 기록하던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의료진은 환자 케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환자들의 자유로움이다. 씽크는 선이 없는 무선 웨어러블 방식을 채택했다. 덕분에 환자들은 몸에 주렁주렁 달린 선 때문에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을 때 겪었던 불편함에서 벗어났다. 화장실에 가거나 재활 치료를 위해 이동할 때도 선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크게 줄었다. 복도나 재활치료실 등 병실이 아닌 곳에 있어도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간호사가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를 통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대웅제약 뉴스룸
간호사가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를 통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대웅제약 뉴스룸

안전망도 한층 촘촘해졌다. 이 시스템은 환자의 움직임 이상까지 감지해 낸다. 의료진의 눈이 닿기 힘든 야간 시간대나 사각지대에서 환자가 낙상할 경우 이를 조기에 발견해 대처할 수 있다. 병원 측은 예기치 못한 응급 상황을 줄이고 환자와 보호자가 더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성 연세새로운병원장은 이번 도입을 두고 환자 안전성과 진료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작은 변화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적인 정형외과 환자들에게 실시간 모니터링의 효과가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 측도 이번 사례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형철 ETC 마케팅 본부장은 정형외과 병원의 특성에 맞춰 환자의 이동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병원별 특성에 맞는 설루션을 제공해 스마트병원 전환을 돕겠다고 밝혔다. 관절·척추·골절 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거점 병원 역할을 해온 연세새로운병원은 이번 씽크 도입을 시작으로 디지털 기술을 입은 미래형 의료기관으로의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