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청소법을 검색하다 보면 한 번쯤 보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변기에 소금을 붓고 하룻밤을 두면 깨끗해진다는 방법이다. 세제 대신 소금이라니, 왠지 친환경적이고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변기에 소금을 넣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위생과 청소, 그리고 건강의 관점에서 차근차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금은 마찰력이 있고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얼룩이나 물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변기 안쪽에 생기는 가벼운 물때에는 소금 알갱이가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 효과는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변기에 생기는 누런 물때나 검은 얼룩의 대부분은 석회질과 세균이 결합된 것이다. 소금은 살균력이 거의 없어 세균 제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겉으로 얼룩이 옅어질 수는 있지만, 위생적으로 완전히 깨끗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위생 상태는 다를 수 있다.
소금을 다량으로 반복해 넣으면 배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소금은 물에 잘 녹지만, 하수관 내부에 남아 금속 부품의 부식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래된 배관에서는 미세한 손상을 키울 수 있다. 일회성 사용은 큰 문제가 없지만, 습관처럼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낫다.
소금이 냄새를 잡아준다는 말도 많다. 실제로 일시적으로 냄새가 줄어든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소금이 냄새의 원인을 제거해서가 아니라, 물의 상태를 바꾸면서 잠시 덮는 수준에 가깝다. 악취의 근본 원인인 세균과 오염물질이 남아 있다면 냄새는 다시 올라온다.

소금을 변기에 넣는 행위 자체가 직접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금을 붓고 솔로 문지를 때 튀는 물방울에는 세균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맨손으로 청소하면 피부 트러블이나 눈 자극이 생길 수 있다. 청소 시에는 장갑을 끼는 것이 기본이다.
변기에 소금을 넣어두고 방치하는 방법은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호기심에 손을 넣거나 물을 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금 자체는 독성이 강하지 않지만, 위생적으로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문제다. 이런 경우엔 빠르게 헹궈내는 방식이 안전하다.
소금은 변기 청소의 주역이라기보다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가벼운 물때가 생겼을 때, 세제가 없을 경우 임시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기적인 변기 위생 관리에는 전용 세정제나 식초, 베이킹소다 같은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특히 살균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소금만으로는 부족하다.

변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강한 재료가 아니라 주기적인 관리다. 일주일에 한두 번만 간단히 닦아줘도 심한 얼룩과 냄새를 막을 수 있다. 소금 한 번에 해결하려는 기대가 오히려 청소를 미루게 만들 수 있다. 변기 위생은 작은 습관의 차이에서 갈린다.
변기에 소금을 넣는 방법은 완전히 틀린 정보는 아니다. 하지만 만능 해결책처럼 믿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깔끔해 보이는 표면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생 상태다. 소금은 임시방편일 뿐, 변기를 진짜 깨끗하게 만드는 답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