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동혁+나경원 vs 한동훈+김문수? 도긴개긴”

2025-12-18 11:04

어느 쪽이든 국민에게 감흥 없다는 냉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 뉴스1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 뉴스1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권파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한동훈 전 대표 손을 잡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 집안싸움이 볼만하다고 비꼬았다.

조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 의원이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김 전 장관과 사실상 연합 전선을 형성한 구도를 18일 페이스북에 풍자적으로 정리했다.

그는 '장동혁+나경원 대 한동훈+김문수'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이미지 한 장을 올린 뒤 "난형난제(難兄難弟)"라고 적었다.

조국 대표 페이스북
조국 대표 페이스북

어느 쪽으로 당내 세력 균형이 기울더라도 국민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로 조소한 것.

난형난제는 본래 ‘형도 훌륭하고 아우도 훌륭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긍정적 의미지만, 비꼬아 쓰일 경우 ‘둘 다 형편없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냉소적 표현이 된다. ‘그 나물에 그 밥’, ‘도긴개긴’과 같은 맥락이다.

5선으로 당내 여성 의원 중 최다선이자 지방선거기획단장인 나 의원은 장 대표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나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과 파면으로 치러진 6·3 조기 대선 전후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지난 4월 8명의 후보 중 상위 4명에 들지 못해 1차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후 나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불투명해 보였지만 지난 8월 장 대표가 취임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장 대표는 나 의원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직 등 주요 역할을 잇달아 맡겼다.

두 사람은 판사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친의 고향을 앞세워 ‘충청의 딸’로 홍보해 온 나 의원과 충남이 정치적 기반인 장 대표 사이에는 지역적 접점도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장관은 전날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나와 한 전 대표와 팔짱을 끼고 손을 꼭 잡은 채 "우리 당의 아주 귀한 보배"라며 "이런 보배가 또 어디 있느냐"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한다"며 최근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를 상대로 징계 절차에 착수한 상황을 공개 비판했다.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 징계에 나선 데 대해, 김 전 장관이 사실상 한 전 대표 편에 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이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한 전 대표를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은 국민의힘 당내 노선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와 경쟁했고, 전당대회에서는 장 대표와 맞붙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전 대표의 가족 명의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수백 건 게시됐다. 작성자 이름이 한 전 대표의 부인, 장모, 장인, 딸과 일치해 한 전 대표 측이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란 사태를 거치며 사그라지는 듯했던 이 논란은 장동혁 대표 취임 후 당무감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재점화했고, 당무감사위는 지난 9일 비방 글 작성자가 한 전 대표 가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친한계가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