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김치찌개는 이렇게 끓이세요…연말 손님들이 집에 안 갑니다

2025-12-17 21:18

돼지고기 없어도 맛있는 김치찌개의 비결은?

추운 날 저녁,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리만으로도 마음이 풀리는 김치찌개다.

한국인의 겨울 식탁에서 김치찌개는 늘 중심에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돼지고기가 없으면 김치찌개가 과연 맛있을까. 냉장고에 고기가 없을 때, 혹은 가볍게 먹고 싶을 때도 칼칼하고 얼큰한 김치찌개를 끓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고기 없이도 김치찌개는 깊고 든든해질 수 있다.

유튜브 '엄마의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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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찌개의 맛은 고기가 아니라 김치에서 시작된다

김치찌개의 핵심은 결국 김치다. 잘 익은 신김치만 있어도 맛의 절반은 이미 완성된 셈이다. 돼지고기는 풍미를 더해주는 조연일 뿐, 주인공은 김치의 산미와 발효 향이다. 김치가 충분히 익지 않았다면 김치국물을 한두 숟가락 더해 발효의 깊이를 보완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 국물의 방향은 얼큰한 쪽으로 잡힌다.

◆ 고기 대신 필요한 건 기름과 불 조절

돼지고기가 빠지면 가장 아쉬운 부분은 기름이다. 이 역할을 식용유 한 숟가락이 대신한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김치를 먼저 볶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센 불에서 김치를 볶으면 신맛이 날아가고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이때 김치가 투명해질 때까지 충분히 볶아야 국물 맛이 얕아지지 않는다.

유튜브 '엄마의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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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장보다 중요한 고춧가루

고기 없는 김치찌개에서 고추장의 비중은 크지 않다. 오히려 고춧가루가 칼칼함을 책임진다. 김치를 볶은 뒤 고춧가루를 넣고 다시 한번 볶아주면, 기름에 고춧가루가 풀리며 얼큰한 색과 향이 살아난다. 고추장은 아주 소량만 넣거나 생략해도 무방하다. 김치 자체의 간과 맛을 믿는 것이 포인트다.

고기가 없다면 국물의 바탕이 중요해진다. 물에 다시마 한 조각만 넣어도 맛이 달라진다. 없다면 김치국물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여기에 간장 반 숟가락 정도를 더하면 짠맛이 아니라 감칠맛이 살아난다. 국물은 처음부터 많이 붓지 말고, 자작하게 시작해 끓이며 조절하는 것이 좋다.

유튜브 '엄마의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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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와 채소가 찌개의 밀도를 채운다

돼지고기 대신 두부를 넉넉히 넣으면 찌개가 훨씬 든든해진다. 양파는 단맛을, 대파는 향을 더해준다. 버섯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특히 느타리나 팽이버섯은 고기 없는 찌개에 씹는 맛을 보완해준다. 재료가 많을수록 국물은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찌개가 거의 완성됐을 때 다진 마늘을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이때 후추를 아주 약간 넣으면 얼큰함이 또렷해진다. 불을 끄기 직전에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고기 없는 아쉬움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한 숟갈이 찌개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김치찌개는 꼭 돼지고기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음식이 아니다. 오히려 재료가 단출할수록 김치의 힘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자취방 작은 냄비에서도, 추운 밤 혼자 먹는 밥상에서도 고기 없는 김치찌개는 충분히 위로가 된다. 오늘 냉장고에 김치밖에 없다면, 그 자체로 이미 찌개를 끓일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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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