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 '노동 존중' 행정으로 전국 최초 'L-ESG 대상'~지속가능성 패러다임 제시

2025-12-17 15:10

'임금체불 제로화' 시스템 구축, 전국 지자체 유일 수상…ESG 넘어선 'L(노동)'의 가치 공인받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기준이었던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넘어, '노동(Labor)'의 가치를 핵심 지표로 포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L-ESG' 경영대상에서 전남 장흥군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대상을 수상하며, 공공행정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장흥군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1회 L-ESG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발주자 직접 지급제' 등 선제적 제도를 통해 '임금체불 없는 사회'를 구현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속가능성장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L-ESG는 기업과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때, 노동자의 삶과 권리 보장을 핵심적인 제4의 요소로 반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진일보한 개념이다.

#'시스템'으로 막은 '임금체불'…정책 혁신의 핵심

장흥군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임금체불'을 선언적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시스템'으로 해결했다는 데 있다. 군은 공공부문 공사에서, 원청업체가 아닌 발주처(장흥군)가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나아가, 협력업체의 경영난 등으로 계좌가 압류되더라도, 근로자의 임금만큼은 원천적으로 보호되는 '차세대 전자적 대금지급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최약자인 노동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보호했다는 평가다.

#'18만 건' 분석…엄격한 심사 통과한 유일한 지자체

이번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그 선정 과정의 엄격함 때문이다. 주관 기관인 L-ESG평가연구원은 노동부의 체불사업주 명단과 약 18만 건에 달하는 건설업 체불근로자 현황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총 7단계에 걸친 전문가 심의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 깐깐한 심사 과정에서, 전국 지자체 중 장흥군이 유일하게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김성 장흥군수는 "이번 수상은, 공공행정의 모든 영역에서 '노동의 존엄성'이 최우선 가치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군정 철학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모든 군민이 상생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흥군의 이번 대상 수상은, 단순한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의 모든 공공기관과 기업이 나아가야 할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선도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