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금요시리즈 ‘러브 미’가 첫 방송을 앞두고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러브 미’(연출 조영민, 극본 박은영·박희권, 제작 SLL·하우픽쳐스)는 12월 19일 오후 8시 50분 1~2회 연속 방영을 확정했다. 주말 문턱에서 시청자들의 ‘첫 선택’을 선점하겠다는 편성 전략과 맞물리며, JTBC가 연말 승부수로 꺼낸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개된 하이라이트는 ‘러브 미’가 내세우는 3대 미학을 전면에 배치했다. ‘외로움의 미학’, ‘연기의 미학’, ‘연출의 미학’이다. 영상은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조금씩 무너져 있는 한 가족의 현재를 보여주며,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이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외로움의 틈’이라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찍는다.

엄마 김미란(장혜진)의 사고 이후 마음의 문을 닫고 혼자가 된 맏딸 서준경(서현진),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속에서 스스로를 소진해온 아빠 서진호(유재명), 아직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막내 서준서(이시우)의 감정이 각자의 온도로 겹쳐진다.
준경의 서사는 차갑게 닫힌 마음에서 출발한다. 그는 “똑같은 놈들 만나서 왜 감정 낭비를 하니?”라고 말하며 사랑을 부정하지만, 혼자 있을 때 드러나는 미세한 흔들림이 외로움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진호 역시 “사실 많이 지쳐 있어요”라는 고백으로 상실의 무게를 드러낸다. 준서는 “혼자 있으면 혼자라서 외롭고, 같이 있으면 혼자될까 봐 외로운” 상태에서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연애를 이어가며 불안을 키운다. 작품은 이들의 균열을 전면에 내세우되, 그것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으로 번역한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그 틈에 들어오는 사랑의 얼굴도 세대별로 다르게 설계됐다. 준경 앞에는 자신의 외로움을 목격한 옆집 남자 주도현(장률)이 “우리 작정하고 한번 만나볼래요?”라며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진호에게는 “나도 10년 전에 남편을 먼저 보냈다”는 진자영(윤세아)이 같은 상처의 언어로 어깨를 맞댄다. 준서 곁에는 지혜온(다현)이 “네가 뭐가 한심해?”라며 단숨에 기운을 북돋는다. ‘러브 미’가 말하는 사랑은 운명적 사건이 아니라, 외로움 사이로 스며드는 작은 위로와 관심의 축적이다.
이 감정선을 붙드는 힘은 배우들의 ‘밀도’다. 서현진은 겉으론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은 시들어가는 준경을 섬세하게 구축한다. 감정을 숨긴 채 살아온 인물이 다시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눈빛과 호흡의 미세한 변화로 설득하는 대목이 강점이다. 장률은 능청스러움과 진중함을 동시에 지닌 도현을 절제된 톤으로 그려내며 ‘관찰과 이해’에서 출발하는 현실적인 멜로를 만든다.
유재명과 윤세아는 상실과 위로라는 무거운 감정선을 과장 없이 담백하게 밀어붙인다. 이시우와 다현은 불안, 자책, 설렘, 질투가 뒤섞인 20대 감정을 가장 현실적인 얼굴로 구현하며, 세대별 서사의 온도차를 또렷하게 만든다.

연출 역시 ‘조영민 감독표 정서’가 선명하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부터 최근작 ‘은중과 상연’까지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조영민 감독은 이번에도 고요한 화면 구성과 절제된 감정 연출로 울림을 키운다.
엄마이자 아내의 죽음 이후 밀려드는 감정의 파동, 가족의 일상에 스며든 공백, 그리고 다시 설렘이 꽃피는 작은 순간들이 과장 없이 이어지며, 감성적 배경 음악이 그 잔상을 길게 끌고 간다. 하이라이트만으로도 ‘정통 멜로의 공기’가 전달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시청자 반응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현진의 정통멜로는 믿고 본다”, “하이라이트만 봐도 대본이 좋다는 게 느껴진다”, “벌써부터 눈물 나게 하면 어떡해” 등 기대 섞인 댓글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각자의 삶을 살아온 인물들이 저마다의 다른 자리에서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가족 안에서도 사랑의 모양과 속도가 다르다는 전제 위에서, 시청자 각자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찾아가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원작은 요세핀 보르네부쉬가 창작한 동명의 스웨덴 오리지널 시리즈로, 호주에서도 ‘Love Me’ 타이틀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국내판 ‘러브 미’는 일본에서는 OTT U-NEXT(유넥스트), 미주·유럽·오세아니아·중동·아시아 및 인도에서는 글로벌 OTT Rakuten Viki(라쿠텐 비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과도 만난다.

첫방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3대 미학’ 하이라이트가 JTBC의 파격적인 2회 연속 편성과 맞물려, 연말 금요일 밤의 승부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