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역대급' 예산 감축 속 '학교 자율성 확대'로 정면 돌파

2025-12-17 12:19

전년 대비 4,440억 감소, 전국 최고 감소율…'학교운영자율경비' 300억 신설, '교육의 본질'에 집중 투자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국적인 세수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전라남도교육청이, 전국 최고 수준의 예산 감소율(9.1%)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학교 자율성 확대'라는 혁신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남교육청은 4조 4,410억 원 규모의 2026년도 본예산을 확정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강도 재정 효율화와 함께, 단위 학교에 예산 편성의 자율권을 대폭 부여하는 '학교운영자율경비'를 신설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단순히 재정 규모를 유지하는 소극적 대응을 넘어, 한정된 재원을 '교육의 본질'에 집중 투자하고, 학교 현장의 창의성과 책임성을 극대화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김대중 교육감의 강력한 정책 의지로 풀이된다.

#'전국 5번째' 교부금 감소…고강도 긴축재정 불가피

2026년도 전남교육청 예산은 전년 대비 4,440억 원이 감소했다. 이는 전국 시도 교육청 중 가장 높은 감소율로, 보통교부금이 784억 원 줄고, 지난 3년간 재정안정화기금에서 1조 원 가까이 선제적으로 사용한 결과 기금 전입금이 3,900억 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행사 방식 개선, JNE챗봇 활용을 통한 자료 제작 최소화, 국외연수 축소 등 고강도 재정 효율화 방안을 통해 100억 원을 절감하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

#위기 속 '혁신 카드'…'학교운영자율경비' 300억 신설

이번 예산안의 가장 주목할 대목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총 300억 원 규모의 '학교운영자율경비'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3년간 특정 목적에만 사용해야 했던 '목적사업비'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총액배분사업'으로 전환해 큰 호응을 얻었던 정책의 연장선이다.

교육청이 용도를 지정해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닌, 학교 스스로가 지역과 학생의 특색에 맞는 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예산을 집행하도록 함으로써, 학교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경감시키겠다는 취지다.

#'성립전 예산편성'으로 교육 공백 막는다

또한, 교육부의 교부계획 지연으로 본예산에 미처 반영하지 못한 특별교부금 341억 원에 대해서는, 내년 2월까지 '성립전 예산편성'이라는 신속 집행 절차를 통해 현장에 즉시 지원, 학교 교육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김대중 교육감은 "재정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교육의 본질까지 흔들리게 할 수는 없다"며, "무리하게 외형을 키우기보다, 한정된 재원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높여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데 최우선 과제를 두었다"고 예산 편성의 철학을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