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전력망이 마비되는 '계통 포화'의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전라남도가 '인공지능(AI)'과 '차세대 기술'로 무장한 '전력망 빅뱅'을 예고했다.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는 2026년 정부 예산에 AI 기반 분산전력망, K-그리드 인재밸리, 핵융합 실증로 핵심 설비 등, 미래 에너지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프로젝트에 총 1,979억 원의 국비를 확보하며,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도약할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국비 확보는, 전남이 당면한 '재생에너지 접속 대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력망 ▲핵융합 기술 ▲해상풍력 핵심부품 국산화 등 미래 에너지 산업의 '3대 축'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AI 분산전력망'에 1,196억 집중…'K-그리드' 심장부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AI 기반 분산전력망 산업육성' 사업에 1,196억 원의 국비가 반영된 점이다. 이 사업은 AI가 제어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가상발전소(VPP) 등을 통해, 전력 과잉 생산 시 발생하는 '출력제어' 문제를 해소하고, 남는 전기를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모델이다. 이는 전남의 고질적인 전력 계통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K-그리드' 기술을 선도하는 전략적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켄텍' 중심의 혁신 생태계…인재와 기술을 품다
이번에 국비가 확보된 ▲K-그리드 인재창업밸리(245억)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120억) ▲에너지신소재 플랫폼(55억) ▲차세대 그리드 센터(93억) 등의 사업들은, 모두 국내 유일의 에너지 특화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는 켄텍을 허브로, 핵심 기술 개발-창업 지원-산학연 협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광주·전남을 에너지 분야의 청년 인재와 스타트업이 몰려드는 '혁신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해상풍력 부품 국산화'…글로벌 경쟁력 확보
영암 대불산단에 구축될 '해상풍력용 부품 시험센터(20억)'는, 그동안 전적으로 유럽에 의존해왔던 초대형 베어링 내구성 시험 인프라를 국내 최초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해외 의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국내 해상풍력 연관 기업들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구 에너지산업국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첨단산업 유치는, 결국 '전력망'과 '산업 인프라'라는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이번에 확보한 국비를 마중물 삼아, 전남이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심장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