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퇴직 교원'을 '미래 교육 자원'으로~'재능 선순환' 시스템 구축 시동

2025-12-17 02:32

단순 은퇴 설계 넘어, '교육 봉사'로 연계…학교 현장 인력난 해소 및 교육력 제고 '일석이조'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수십 년간 축적된 베테랑 교직원들의 전문성과 경험이 '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사장(死藏)되는 교육계의 오랜 '인적 자원 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남도교육청이 선제적인 해법을 내놓았다. 전남도교육청 산하 '꿈실현재단'이 퇴직 예정 교직원들을 '예비 교육 봉사자'로 재조명하고, 이들의 전문성을 학교 현장에 재투입하는 '재능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퇴직 예정 교직원들이 사회참여 지원 연수 중 테이블 토론에 참여하여 퇴직 후 봉사활동 분야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퇴직 예정 교직원들이 사회참여 지원 연수 중 테이블 토론에 참여하여 퇴직 후 봉사활동 분야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전남교육 꿈실현재단은 지난 15일, 1년 이내 퇴직을 앞둔 교직원 70여 명을 대상으로 '사회참여 지원 연수'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는 단순한 은퇴 후 생활 설계를 넘어, 퇴직 교직원들을 학교 현장이 필요로 하는 귀중한 '교육 자원'으로 연계하는 체계적인 '인큐베이팅' 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경험'과 '수요'의 정교한 매칭

이번 연수의 핵심은, 퇴직 예정 교직원들의 막연한 '봉사 의지'를, 학교 현장의 구체적인 '수요'와 정교하게 연결했다는 데 있다. 먼저, 실제 학교에서 봉사 중인 선배 교직원의 생생한 사례 발표를 통해, 봉사활동이 주는 개인적 성장과 보람을 공유하며 동기를 부여했다. 이어,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의 교무부장이 직접 나서, 학교 현장에서 '선배 교직원'의 존재가 학생들의 학습 지도나 정서 안정에 얼마나 큰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증언하며, '수요'의 절실함을 공감하게 했다.

#'개인 맞춤형' 봉사활동 설계

테이블 토론 역시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었다. 참여자들은 막연히 '좋은 일'을 논하는 대신,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도 ▲도서관 운영 지원 ▲진로 상담 멘토링 등 학교 현장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봉사 유형을 탐색했다. 나아가, 각자가 가진 교과 전문성, 상담 능력, 행정 경험 등 개인의 강점을 어떻게 봉사활동과 연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수립하며 '맞춤형' 인생 2막을 설계했다.

#'자신감'을 얻고 돌아간 예비 교육 봉사자들

연수에 참여한 삼호고 윤주헌 교장은 "퇴직 후 무엇을 할지 막연했는데,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재능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연수가 퇴직을 '단절'이 아닌 '새로운 연결'로 인식시키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길훈 원장은 "선배 교직원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가 지역 교육에 환류되는 것은, 학생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교육 공동체 전체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번 연수를 시작으로, 퇴직 교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