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 자리서 “박수 주시라” 말하게 한 공무원의 정체

2025-12-16 21:00

우수 공무원 공개 칭찬과 질책으로 공직 기강 재정립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우수 공무원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한편, 미흡한 답변에는 단호하게 질책하며 공직 기강을 다잡는 행보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보고를 받은 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화재가 났을 때 별도 시스템을 만들어 민원을 처리했다고 들었다. 담당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오유경 식약처장의 소개로 김익상 정보화담당관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 대통령은 "아주 훌륭하게 처리했다. 박수 한번 주시라"며 공무원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기획한 '뮷즈(뮤지엄 굿즈)' 사업에 대해 "엄청나게 팔았다면서요. 잘했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이 진행한 '분장 대회' 행사에 대해서도 "아이디어가 참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권익위원회를 향해 "소위 악성 민원이라 불리는 반복적인 민원에도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양종삼 고충처리국장이 "권익위는 민원 업무를 보람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하고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번 세종에서 만난 권익위 갈등조정관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더라. 대통령실로 빼가려다 말았다"고 유머 섞인 발언을 남겼다.

또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이 오랫동안 공석이라는 보고가 나오자, 이 대통령은 옆자리에 있던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인사 안 하고 뭐 하셨느냐"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회의 중간에는 차가운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으나 기관장이나 실무자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불쾌한 기색을 보이며 꼬리 질문을 이어갔다.

특히 서국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에게 집행유예를 받은 마약사범의 재활치료 절차를 물었지만 명확한 답이 돌아오지 않자 이 대통령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보건복지부 담당 국장이 "보충 설명을 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정확하게 답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국장이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혼동한 답변을 내놓자 "허 참, 지금 기소유예와 집행유예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질타했다.

이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범부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수습에 나서자, 이 대통령은 "법무부와 협의해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