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공항 사장, 이번엔 공개석상서 이재명 대통령 직격

2025-12-16 14:49

“李 지시 이행 사실상 불가능”
“임기 정해진 자리” 사퇴 거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전 인천 중구 공항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전 인천 중구 공항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책갈피 달러 전수조사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퇴 의사도 없다고 했다.

이 사장은 16일 인천 중구 공항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갈피에 100달러를 끼워 넣었을 때 이를 전수조사로 찾아낼 수 있느냐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운영상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여객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해 서비스 측면에서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유학생들은 책을 수십 권씩 가지고 나갈 수도 있는데, 이를 일일이 넘겨가며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세계적으로도 그런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화반출 업무는 정확히 구분돼 있어 관세청 세관 소관"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질문했으나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공개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전수조사가 어렵다면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대통령께서 관심이 많고 국민적 관심도 높아진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보안 검색을 더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세관에서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임기가 정해진 자리라 다른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사장은 "대통령실에서 직접적으로 거취를 표명하라는 연락을 받은 적도 없고,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법 외화반출은 세관 업무이며, 인천공항공사의 검색 업무는 칼·총기류·라이터·액체류 등 위해 물품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는 알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걱정스러운 것은 이 일로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진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 때문에 범죄 수법이 알려졌다고 지적한 셈이다.

한편 이날 공사는 여객터미널 항공사 이전 및 재배치에 따른 운영 준비계획을 발표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올해 3분기부터 제2여객터미널 운항을 시작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내년 1월 14일부터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한다.

현재 총 여객의 66%가 제1여객터미널로 몰리고 있으나, 항공사 이전으로 49% 수준으로 감소해 터미널 혼잡이 완화될 것으로 공사는 전망했다. 이에 맞춰 제2여객터미널의 보안검색 인력을 119명 증원하고, 주차장 용량을 1만9553면에서 2만5540면으로, 탑승게이트를 47곳에서 63곳으로 확대한다.

공사는 올해 인천국제공항 이용 국제선 여객을 7352만 명, 총 여객을 7404만 명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제선 여객은 올해보다 2.1% 증가한 750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