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물류 거점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4조 5,000억 원을 투입해 공공 물류센터를 40개소로 확대한다.
16일 해양수산부는 전 세계 물류 공급망의 불확실성 속에서 수출입 물류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물류 공급망 거점 확보 전략’을 마련해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관세 인상 기조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기후 위기 등이 겹치며 최근 전 세계 물류 시장 공급망이 불안해지고 있다. 이에 각국 물류기업들과 선사들은 물류 기반 확보, 컨테이너 터미널(컨 터미널) 인수와 함께 수직·수평 계열화 등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류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물류업의 해외 투자와 인프라 확보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 우리 물류 분야의 해외직접투자(FDI)는 제조업의 4%인 7억 2,000만 달러에 불과하며 국내 주요 물류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물류센터 중 소유권을 확보한 시설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정부는 ‘수출입 경제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물류 공급망 거점 확보’를 비전으로 2030년까지 해외 공공지원 물류 기반 40개 확충, 해외 항만 터미널 10개 확보, 해외 주요 50대 물류기업 3개사 육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먼저 해외 주요 물류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물류창고, 컨테이너 야드 등 보관·처리용 시설 투자를 지원한다. 해외 물류 거점 국가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와의 수출입 교역량과 해외 직접 투자액 등을 기준으로 11개 국가를 선정했다.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해양진흥공사, 항만공사 등이 지원하는 공공지원 물류 기반 시설을 현재 9곳에서 2030년까지 40곳으로 신속히 늘릴 계획이다.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정부와 국적선사, 해양진흥공사, 항만공사, 국적 운영사 등이 참여하는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투자처를 발굴하고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한다. 특히 해외 터미널 운영권 확보에 주력해 온 기존 방식과 달리, 단기적으로는 1조 원 규모의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투자 펀드’를 조성해 해외 터미널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으로 장기적으로는 터미널 운영권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에너지·곡물 등 전략 화물은 해외 벌크 터미널 확보를 위해 기업과 공공기관이 해외 투자처를 발굴하면 해양진흥공사와 항만공사 등이 공동 사업자(컨소시엄)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아울러 해양진흥공사의 '친환경 선박 연료 인프라 펀드(1조 원)', '항만 스마트화 펀드(5,000억 원)' 등을 통해 국내 노후 터미널의 현대화도 지원해 에너지, 곡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다.
또 해외 진출 검토 단계에서는 물류기업의 관심과 수요가 높은 지역의 시장 정보를 공공부문이 우선 제공한다. 이와 함께 기업별로 제공하는 현지 타당성 조사·컨설팅 지원 한도도 현행 최대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해 분석의 정밀성을 높인다.
투자 단계에서는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해양진흥공사가 운용하는 '글로벌 물류 공급망 투자 펀드'의 한도를 1조 원에서 2조 원으로 확대한다. 추가 1조 원 중 3,000억 원은 중소·중견 물류기업의 해외투자를 전담하기 위한 투자처 미특정 기금(블라인드 펀드)으로 조성한다.
아울러 재정 당국이 조성한 ‘공급망 안정화 기금’의 지원 대상에 물류 분야를 확대해 기업의 재원 조달 방식 선택 폭도 넓힌다. 안착 단계에서는 물류기업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지 규제 대응과 인력 채용 등 애로사항에 대해 공공부문이 함께 대응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정부와 공공기관(해양진흥공사, 항만공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물류기업 등이 분기별로 참여하는 K-물류 협의체(TF)를 상시 운영체계로 개편해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에 주력하고, 항만 공사별 해외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 4개 항만공사가 합동으로 해외투자를 추진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김성범 해수부 차관은 "불확실한 물류 환경에 있어 해외 물류거점 확보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라며 "이 '글로벌 물류 공급망 거점 확보 전략'을 바탕으로 우리 물류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입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