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면 갈비뼈가 부러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이는 구조자가 잘못해서라기보다, 심폐소생술이라는 행위 자체가 인체에 강한 물리적 압력을 가하는 응급처치이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구조자가 불필요한 죄책감이나 주저함 없이 생명을 살리는 행동을 이어갈 수 있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가슴압박의 깊이와 힘 때문이다. 성인의 심폐소생술에서는 흉골, 즉 가슴 한가운데를 약 5~6센티미터 깊이로 눌러야 한다. 이 정도 압박이 있어야 심장이 척추 쪽으로 눌리면서 혈액이 뇌와 주요 장기로 밀려난다. 그러나 흉곽은 뼈와 연골로 이루어진 구조물이라 강한 반복 압박을 받으면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마른 체형의 경우 갈비뼈나 흉골 골절 위험이 더 높다.
또 하나의 이유는 심폐소생술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심정지가 발생한 사람의 몸은 이미 혈압과 근육 긴장이 떨어져 있고, 흉곽을 지탱하는 힘도 약해져 있다. 이 상태에서 충분한 압박을 가하면 갈비뼈가 견디지 못하고 금이 가거나 부러질 수 있다. 이는 기술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기보다, 효과적인 소생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부작용에 가깝다.

만약 심폐소생술 도중 ‘뚝’ 하는 소리나 손에 이질적인 느낌이 전해진다면 갈비뼈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대응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해서 심폐소생술을 중단하면, 생명을 살릴 기회 자체를 놓치게 된다. 갈비뼈 골절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뇌 손상이나 사망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압박 위치를 다시 흉골 중앙으로 정확히 맞추고, 깊이와 속도를 유지한 채 계속 시행해야 한다.
올바른 심폐소생술의 기본은 정확한 위치, 충분한 깊이, 일정한 속도다. 환자를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눕힌 뒤, 가슴 중앙에 한 손을 올리고 그 위에 다른 손을 포갠다. 팔꿈치는 곧게 편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 수직으로 누른다. 분당 약 100~120회의 속도를 유지하며, 눌렀다가 완전히 이완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가슴이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와야 심장에 혈액이 다시 채워진다.
호흡과 압박의 비율은 일반 성인의 경우 가슴압박 30회 후 인공호흡 2회가 원칙이지만, 인공호흡에 익숙하지 않다면 가슴압박만 지속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최근 지침에서도 일반 시민의 경우 ‘강하고 빠른 가슴압박’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다. 자동심장충격기, 즉 AED가 있다면 즉시 사용하되, 기계의 음성 안내에 따라 압박을 병행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에서 기억해야 할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갈비뼈가 부러질까 봐 힘을 빼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갈비뼈가 부러졌더라도 올바른 압박을 계속하면 생존 가능성은 높아진다. 의료진 역시 심폐소생술 후 발견되는 갈비뼈 골절을 ‘치료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손상’으로 받아들인다.
결국 심폐소생술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갈비뼈 골절은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일 뿐, 실패의 증거가 아니다. 주저하지 않고, 멈추지 않고, 정확하게 시행하는 것. 그것이 가장 올바른 심폐소생술이며, 누군가의 삶을 다시 이어주는 결정적인 행동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