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적힌 글씨 보고 멈칫…요즘 20대가 법원에 가는 이유

2025-12-21 14:03

“몇 장인데도 소중했다” 후기 확산

출생신고서를 직접 열람해보려는 젊은 층의 관심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isoo Song-shutterstock.com
법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isoo Song-shutterstock.com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출생신고서를 직접 열람했다는 후기와 방법을 정리한 글이 공유되고 있다. 출생신고서는 출생 당시 신고인이 자녀의 이름과 출생 시각, 출생 장소, 주소 등을 적어 제출한 서류로, 원본에는 손글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만 30세가 되는 해까지 법원에 보관되고 이후에는 폐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함께 퍼지면서 “나중에 못 볼까 봐” 움직였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출생신고서는 주민센터나 정부 사이트에서 출력하는 증명서처럼 전산으로 정리된 문구만 보는 서류와 달리 출생 당시 신고인이 직접 작성해 제출한 원본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이름과 출생 시각, 출생지, 당시 주소 같은 정보가 손글씨로 남아 있어 기록을 읽는 느낌보다 보는 느낌이 강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부모님이 직접 적은 자신의 이름과 출생 시간 한 줄이 전산 서류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디테일로 다가오면서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고 싶었다”, “태어났을 당시 부모님의 손글씨를 보고 싶었다”는 이유로 발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류에는 부모가 자필로 적은 이름과 출생 시각, 출생지, 당시 주소 같은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여기에 출생 당시 병원이나 분만 장소, 태어났을 때의 신생아 체중처럼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항목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신고인 란에는 부모의 인적사항과 당시 직업 등이 기재돼 있어 출생 당시의 생활 배경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출생신고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출생 시각이다. 부모에게 물어봐도 “아침이었나, 저녁이었나”처럼 기억이 흐릿하거나 서로 다르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 기록으로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확인한 출생 시각을 사주나 타로에 맞춰보는 데 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출생신고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출생신고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SNS를 비롯한 커뮤니티에는 는 출생신고서를 직접 확인한 뒤 남긴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호기심에 찾아봤는데 부모님 자필로 적힌 글씨와 내가 태어난 곳, 시간, 당시 주소 같은 내용이 생각보다 자세히 남아 있어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또 “집에 남아 있는 기록이 거의 없고 부모님도 잘 기억 못 해서 아쉬웠는데 복사된 서류 몇 장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줄 몰랐다”며 “괜히 내가 기특해진 기분이 들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부모님 자필로 쓴 서류를 직접 보고 싶어서 열람했다”는 후기도 있었고,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뒤늦게 알게 된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집에 남아 있는 출생 관련 기록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이 서류가 ‘처음이자 거의 유일한 흔적’처럼 느껴졌다는 반응도 있엇다.

출생신고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출생신고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출생신고서를 열람하려면 기본증명서 ‘상세’를 발급받아 등록기준지 주소를 확인한 뒤 그 주소 관할 법원을 찾아가야 한다. 법원에서는 가족관계등록 관련 민원 창구에서 열람 신청서를 작성하고 신분증과 기본증명서(상세)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서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출생 연도와 보관 상태에 따라 원본이 다른 곳으로 이관됐거나 열람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방문 전 해당 법원에 전화해 출생신고서 보관 여부와 열람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