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를 왜 생중계로해?' 궁금증 폭발…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2025-12-16 11:54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 투명성 강화 vs 공무원 부담 논란

정부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진행하는 방식을 두고 각종 해석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취지를 밝혔다. 국정 운영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를 통해 국민주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된 ‘기강 잡기’ 또는 ‘망신 주기’ 논란과는 선을 긋는 발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뉴스1

이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와 관련해 “국정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국민 중심의 국정운영이 제대로 이뤄지고 국민주권도 내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업무보고는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면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초로 생중계되는 업무보고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생중계 방식이 형식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정책 검증 과정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예년처럼 비공개로 진행하면 부담이 적을 수 있지만,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개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책을 투명하게 검증하면서 집단지성을 모아야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며 각 부처에 남은 업무보고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생중계 업무보고를 두고 과도한 질책이나 공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만평]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하는 이유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만평] '정부 업무보고, 생중계하는 이유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자료사진.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공무원 사기 진작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행정 수요는 더 커지고 복잡해지는데 처우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며 공직 사회의 현실을 짚었다. 이어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성과 보상에 대해서는 보다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특별한 헌신과 성과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히며, 각 부처에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들에게 파격적인 포상이 이뤄지도록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성과 중심 보상 체계를 통해 조직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업무보고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을 질타한 장면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 나오자 대통령실도 진화에 나섰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잘하라고 얘기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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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석은 엑스레이 검색대 운영 책임과 관련해 “공항이 관리하는 사안인데도 이 사장이 마치 자신의 업무가 아닌 것처럼 발언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일각에서 이 사장의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과 연결해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오버를 해도 한참 오버”라며 선을 그었다.

이 사장이 이후 페이스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은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이 수석은 “그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뒤에서 SNS에 글을 쓰는 게 공직자로서 적절한 태도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추가 언급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고 답했다.

업무보고 중 언급된 ‘환단고기’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업무보고에서 ‘환빠 논쟁’을 언급하며 고대사 논쟁을 예로 든 바 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힘을 실은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환빠’라는 표현 자체가 비판적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 취지를 고대사 연구의 빈약함을 지적하며 학문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특정 사학 이론을 지지하거나 정책 방향으로 삼겠다는 의도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뉴스1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