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하다 잠시 불을 놓치면 냄비 바닥은 순식간에 새까맣게 변한다. 세제를 써도 잘 지워지지 않는 탄 자국은 냄비를 바꿀까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버리기 전에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 있다. 겨울철 흔히 먹고 버리는 귤껍질을 활용한 세척법이다.

귤껍질은 강한 화학 세제 없이도 냄비에 눌어붙은 탄 자국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천연 재료다. 특히 스테인리스 냄비나 유리 냄비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귤껍질이 탄 자국에 작용하는 이유
귤껍질에는 구연산과 리모넨 성분이 포함돼 있다. 구연산은 약한 산성 성분으로, 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탄 자국의 결합을 느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귤껍질 특유의 오일 성분인 리모넨은 기름 성분을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성분들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끓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물과 함께 가열하면 열로 인해 탄 자국이 먼저 불어나고, 귤껍질에서 우러난 성분이 탄 부분 사이로 스며들면서 제거가 쉬운 상태로 바뀐다.
귤껍질로 탄 냄비 세척하는 방법

방법은 단순하다. 탄 자국이 있는 냄비에 물을 충분히 붓고, 먹고 남은 귤껍질 2~3개 분량을 넣는다. 센 불에서 물을 끓인 뒤 중불로 줄여 15~20분 정도 더 끓인다. 이후 불을 끄고 냄비가 자연스럽게 식을 때까지 기다린다.
물을 버린 뒤 부드러운 스펀지로 바닥을 문지르면, 이전보다 훨씬 쉽게 탄 자국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탄 부분이 심한 경우에는 끓인 상태 그대로 하룻밤 정도 두었다가 다음 날 닦아내면 효과가 더 크다.
사용 전 알아둘 점

귤껍질의 산성 성분은 대부분의 스테인리스 냄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알루미늄이나 무쇠 냄비에는 장시간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세척 후에는 깨끗한 물로 충분히 헹궈주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철 수세미나 날카로운 도구는 냄비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버려지는 귤껍질의 또 다른 쓰임
귤껍질은 냄비 세척뿐 아니라 주방 냄새 제거, 싱크대 청소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별도의 비용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살림 재료로 꼽힌다.
탄 냄비가 생겼다고 바로 버리기보다는, 귤껍질을 한 번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간단한 과정만으로 냄비 상태를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