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새 일일극이 첫 방송과 동시에 파격적인 내용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지난 15일 첫 방송부터 임신 스캔들이라는 자극적인 전개가 펼쳐진 이 드라마의 정체는 '첫 번째 남자'다. 복수를 위해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과 욕망 때문에 남의 인생을 빼앗은 여성의 치명적 대결을 담은 작품이다. 서현주·안진영 작가가 집필하고 강태흠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서현주 작가의 '두 번째 남편', '세 번째 결혼'에 이은 숫자 시리즈 완결편이다. 강태흠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제목이 '첫 번째 남자'인데 그게 첫 번째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걸로 어떤 위기와 고난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첫 회는 드림그룹 승계자 마동석(김영필)과 고아 출신 정숙희(정소영)의 달콤한 사랑으로 막을 올렸다. 동석은 부친인 드림그룹 회장(이효정)의 강력한 반발에도 숙희와의 결혼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드림그룹 진입을 노리던 탤런트 채화영(오현경)이 시상식에서 임신 의심 증세를 보이며 상황이 급변했다. '드림 후계자 마동석과 결혼 초읽기'라는 보도가 쏟아지자 동석은 사실무근이라 반박했으나, 화영은 회식 후 취중에 자신을 집까지 바래다줬다며 "난 동석씨 아내가 될 사람"이라고 못박았다.

상황은 더욱 꼬여갔다. 숙희 또한 임신 8주차 사실을 확인한 것. 신문 기사를 접한 숙희가 배신감에 눈물을 쏟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동석이 화영의 말을 부정하고 숙희를 수소문했지만 그녀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회장은 논란을 무마하고자 동석을 프랑스 지사로 발령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석의 모나코 해상 실종 소식이 긴급 뉴스로 전해지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화영은 회장을 찾아가 "아이를 낳아서 동석씨 아이라는 걸 반드시 증명하겠습니다"라며 드림그룹 며느리 자리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마침 동석의 안부를 확인하러 온 숙희를 발견한 화영은 즉각 그녀도 임신 중임을 눈치챘다. 숙희의 거처를 알아낸 화영이 원거리에서 관찰하며 '그래, 차로 밀어버리는 거야. 그럼 아이랑 저 여자도…'라고 속으로 되뇌는 장면은 그녀의 탐욕이 얼마나 위험한 수위에 이르렀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첫 회 마지막 장면은 두 여성의 극과 극 상황을 대조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쌍둥이 태동을 느끼며 미소 짓는 숙희와 달리, 그녀를 뒤쫓던 화영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배를 감싸 쥐고 "안 돼, 내 아이"라 절규했다. 화영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쌍둥이를 임신한 숙희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방송은 전국 기준 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편 강태흠 PD는 앞서 1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겐 이 작품이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남편', '세 번째 결혼' 조연출을 하다가 이번에 메인을 맡게 됐다. 작가님의 장점을 잘 알고 있어서 그걸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매일 일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도파민도 터지면서 깊이감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작품의 중심에 선 함은정은 생활력 넘치는 오장미와 오만방자한 재벌 손녀 마서린을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함은정은 "1인 2역을 처음 맡다 보니 부담이 많이 됐다. 어떻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지 압박도 있었는데, 감독님, 작가님의 도움으로 리딩하면서 많이 잡아갈 수 있었다"며 "덕분에 촬영 시작도 순조로웠다. 비주얼적으로도, 연기 톤, 감정 자체를 다르게 접근하려 했다"고 밝혔다.

오현경이 맡은 채화영은 톱스타 출신으로 드림그룹 장악을 꿈꾸는 욕망형 캐릭터다. 오현경은 "(함은정과) '수지맞은 우리'에서 모녀간이었고, 거기에서는 제가 정반대의 느낌으로 지고지순한 현모양처같은 엄마였다"며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함은정 씨가 한다는 말의 영향도 컸다.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우리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 지가 궁금했고 기대됐다"고 회상했다.
윤선우는 정의로운 변호사 강백호로 오장미를 운명으로 여기며 깊이 사랑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흥미롭게도 윤선우와 함은정 모두 결혼 후 본 작품에 합류했다. 윤선우는 "둘 다 작품에 앞서 결혼을 하게 돼서 놀라운데, 오히려 이걸 더 좋은 기회로 삼아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현장에서만큼은 좋은 케미를 보여줄 수 있게 애틋하게 사랑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일은 강백호의 형이자 미슐랭 3스타 출신 레스토랑 헤드셰프 강준호를 연기한다. 박건일은 "처음 주방씬을 촬영할 때 감독님이 3스타 레스토랑에 가봤냐고 질문하시더라. 사실 가본 적은 없었는데, 요즘 '흑백요리사' 등 방송에 요리에 대한 정보, 셰프가 갖춰야 할 자세 등이 많이 나온다. 그런 걸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김민설은 드림호텔 직원이자 강한 야망을 지닌 진홍주를 맡았다. 넷플릭스 '솔로지옥4' 이후 첫 주연인 김민설은 "현장에서는 선배님들한테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번에 시청자분들에게 김민설이라는 배우를 잘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찬은 백호와 준호의 부친 강남봉을, 이재황은 화영의 측근 이강혁을 연기한다. 5년 만에 드라마 복귀를 선택한 이재황은 "5년이나 지난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다. 그러던 중 기회가 돼서 이번 작품을 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착한 남자 역할만 하다가 악역을 맡게 됐다. 새로운 악역 도전이라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선우는 시청률 목표에 대해 "10%를 넘겼으면 좋겠다"면서 "국장님이 10%가 넘으면 해외를 보내준다고 하셨다. 열심히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끌고가서 10%를 넘겨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MBC 새 일일드라마 '첫 번째 남자' 2회는 오늘(16일) 저녁 7시 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