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만취한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언급하며 '난 꼭 배신당해' 말해”

2025-12-16 09:46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진술 내용

윤석열 전 대통령 자료 사진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자료 사진 / 뉴스1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듣지도, 부하들에게 전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5일 이진우 전 사령관은 기존 검찰 조사 및 법정에서 내놓은 진술에 대한 기억을 혼동하는 와중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총', '4명에 1명씩' 등 파편적인 단어들이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이진우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했다.

이진우 전 사령관은 부하들에게 '4명이 들어가면 1명 들어낼 수 있지 않느냐'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적 없는지 묻는 변호인 측 질의에 "전혀 기억이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간인을 총 쏘라든가, 국회의원 체포하라고 그러면 어느 군인이 그것에 반응하느냐"고도 했다. 해당 진술은 그동안 해당 법정에서 수방사 관계자들이 내놓은 진술과 배치된다.

이진우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 및 군사법원에서 내놓은 자신의 증언에 대해 "기억이 왜곡됐다"라며 일부 진술을 번복하며 정정하기도 했다.

이진우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총' '4명이 한 명씩' '문 부수고 들어가라'는 말은 정확히 기억난다고 진술했다. 이는 이진우 전 사령관이 지난 5월 군사법원에서 내놓은 진술에서 다소 수위를 낮춘 것이다.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자료 사진 / 뉴스1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자료 사진 / 뉴스1

이진우 전 사령관은 지난 5월 군사법원에 증인으로 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 가서 4명이 1명씩 들고나오면 되지 않느냐'라고 한 말도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부관이 알려줘서 기억났다"라고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자신이 검찰 조사에서 '체포'라는 말을 썼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번복했다.

이진우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9일 국방부 장관 공관 모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만취한 상태로 "나는 꼭 배신당한다"라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푸념을 했다는 진술도 했다. 이후 이 전 사령관은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에 해당 모임을 기록하며 '구중궁궐'이라는 표현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진우 전 사령관은 "'사람이 고립돼 있으면 오해도 하고 의심도 하는구나, 대통령이면 제일 어른인데 참 인간은 같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