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교육 활동에만 전념해야 할 학교가 과도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남도교육청이 '업무 이관'이라는 과감한 수술에 나섰다. 2026년부터 학교 현장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였던 '학교체육 지도자 인건비' 관련 업무를 22개 시군 교육지원청으로 전면 이관, 학교가 교육이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혁신을 단행한다.
전남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업무 일원화' 방침을 확정하고, 지난 15일 22개 교육지원청 실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인건비 이관 업무 연수'를 실시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왜 '업무 이관'인가?…비효율의 악순환을 끊다
그동안 학교체육 지도자들의 인건비 지급 업무는 개별 학교의 행정실에서 처리해왔다. 이는 가르치는 일과 학생을 돌보는 일이 주 업무인 학교에, 전문성과 통일성이 요구되는 회계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비효율을 낳았다. 학교마다 다른 업무 처리 방식은 혼선을 빚었고, 교직원들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 '업무 일원화' 조치는, 이 비효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다. 전문 인력이 배치된 교육지원청에서 22개 시군의 인건비 업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업무의 표준화와 전문성 확보 ▲학교 행정업무 총량의 획기적 감축 ▲이를 통한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 문화 조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단순 이관 넘어 '업무 자동화(RPA)'로 고도화
특히, 전남교육청은 이번 업무 이관을 단순한 '책임 전가'가 아닌, '시스템의 고도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날 연수에서는 인건비 실무 교육과 더불어, 단순 반복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처리하는 '업무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술 교육이 함께 진행됐다. 이는 인건비 지급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담당자들이 보다 고부가가치의 기획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다.
#"학교는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
김대중 교육감은 "이번 업무 일원화는, 학교는 마땅히 가르치고 배우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교육청의 확고한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과감히 덜어내, 우리 선생님들이 오직 아이들의 성장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남교육청은 2026년 1월, 2차 실무 연수와 함께 지속적인 컨설팅단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시스템이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