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과의 전쟁' 선포한 보성군, 쓰레기 줍고 현수막 걸며 '방화벽' 쌓았다

2025-12-15 14:01

단순 정화 넘어 '예방 중심' 패러다임 전환…군수·주민 100여 명, '무장애' 망제산 산책길 걸으며 안전 총점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겨울 가뭄과 함께 찾아온 산불 비상령. 전남 보성군이 '산불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군민들의 휴식처인 망제산에 이중, 삼중의 '인적 방화벽'을 쌓아 올렸다.

보성군은 망제산 숲속 산책길에서 국토대청결운동을 추진했다
보성군은 망제산 숲속 산책길에서 국토대청결운동을 추진했다

쓰레기를 줍는 '국토대청결운동'과 불법 소각의 위험성을 알리는 '산불 예방 캠페인'을 동시에 전개하며, '사후 진화'가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산림 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보성군은 지난 12일, 김철우 군수와 지역 주민,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성읍 망제산 숲속 맨발산책길 일원에서 대대적인 환경 정비 및 산불 예방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줍는 행정'을 넘어 '막는 행정'으로

이번 행사의 핵심은 단순한 환경 정화를 넘어섰다는 데 있다. 참여자들은 2.6km에 달하는 산책길 전 구간을 함께 걸으며 겨우내 쌓인 쓰레기를 수거하는 동시에, 산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인 '인재(人災)'를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산불의 주범으로 꼽히는 '불법 소각'과 '입산자 실화'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 기준을 명시한 경고 현수막 20여 개를 산책길 곳곳에 설치했다. 이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원천 차단하고, 주민들의 경각심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강력한 '심리적 방화선' 구축이다.

보성군은 망제산 숲속 산책길에서 국토대청결운동을 추진했다
보성군은 망제산 숲속 산책길에서 국토대청결운동을 추진했다

#'무장애' 산책길, '무장애' 안전 점검

이번 행사의 배경이 된 '망제산 숲속 산책길'은, 계단이 없어 어린이와 노약자 등 누구나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무장애' 공간이다. 이용객이 급증함에 따라, 보성군은 이번 기회에 쉼터와 의자 등 주요 편의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 점검도 병행했다. 현장에서 직접 산책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발생 가능한 모든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현장 중심' 행정의 좋은 본보기를 보였다.

#'점'에서 '선'으로…보성형 '숲길 네트워크' 구축

보성군은 망제산 산책길을 시작으로, 보성읍 전체를 촘촘하게 잇는 '숲길 네트워크'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미 남부권에는 옛 국도를 걷어내고 만든 숲길(2.1km), 북부권에는 편백숲 맨발길(3.2km)이 조성돼 있다. 여기에 중심권의 동윤천 산책로와 망제산 산책길(2.6km)이 더해지면서, 군민 누구나 집 앞에서 10분이면 숲의 상쾌함을 누릴 수 있는 '녹색 생활권'이 현실화되고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산불로부터 푸른 숲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숲을 사랑하는 군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라며, "앞으로도 쾌적하고 안전한 산림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빈틈없는 예방 활동으로 단 한 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