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산까지, 강릉에서 부산까지 이동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고속철도 KTX-이음이 중앙선과 동해선에 본격 투입되면서 중부 내륙과 동해안 권역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인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30일부터 중앙선(청량리~부전)과 동해선(강릉~부전)에 KTX-이음을 본격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대폭 늘리고 소요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승차권 예매는 12월 16일부터 시작된다.
◈ 중앙선, 서울~부산 3시간 38분… 운행 횟수 3배로
이번 조치의 핵심은 중앙선의 접근성과 활용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안동~영천 구간 신호시스템 개량과 함께 중앙선 전 구간이 복선전철화되면서 열차 증속 운행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부산·경남권으로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면 서울역 출발 노선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제는 청량리에서도 KTX-이음을 타고 부산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청량리~부전 구간 최단 소요 시간은 기존 3시간 56분에서 3시간 38분으로 단축된다.
청량리~태화강 구간 역시 3시간 12분에서 2시간 54분으로 줄어들며, 내륙을 관통하는 고속철 노선의 속도가 한 단계 올라갔다.
운행 횟수 증가도 체감 변화 중 하나다. 청량리~부전 구간은 하루 6회에서 18회로 세 배 확대되고 청량리~안동 구간도 하루 18회에서 20회로 늘어난다. 주말 기준으로는 상·하행 각각 9회 운행 체계가 구축돼 시간대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진다.
정차역도 확대된다. 그동안 중앙선 KTX-이음이 정차하지 않았던 덕소, 북울산, 남창, 기장, 신해운대, 센텀역에도 일부 열차가 정차한다. 국토부는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정차역을 추가했으며, 향후 이용객 추이를 보며 정차 횟수 조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과 충북·경북 중부 내륙, 부산·울산 지역 간 이동이 보다 촘촘하게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 동해선도 KTX-이음 투입… 강릉~부산 1시간 이상 단축
동해선은 관광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노선이라는 점에서 변화의 의미가 크다. 내년 1월 개통해 현재 ITX-마음이 운행 중인 부전(부산)~강릉 구간에 KTX-이음이 총 6회 신규 투입되면서 이동 여건이 한층 개선된다. 이에 따라 부전~강릉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54분으로 줄어들며, 기존 ITX-마음 대비 약 1시간 10분이 단축된다.

동해선은 올해 1월 개통 이후 11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81만 명을 기록하며 관광·이동 수요가 집중된 노선으로 자리 잡았다. KTX-이음 투입으로 부산·울산과 경북, 강원 동해안 지역이 일일 생활권으로 연결되면서 강릉과 삼척, 정동진 등 해안 관광지 접근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노선 특성상 열차 이동 과정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동해선의 강점이다. 이동 시간이 줄어들면 짧은 일정의 여행이나 주말 관광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 지역의 경우 청량리~강릉을 잇는 강릉선 KTX-이음도 4회 추가 투입된다.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향하는 철도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동해안 관광 동선 전반이 한층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KTX-이음 신규 투입을 통해 경북과 강원, 부산·울산, 수도권 간 연결이 더욱 촘촘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속철도 서비스를 더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철도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