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 환호할 소식… 오늘부터 ‘이것’ 실시간으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2025-12-15 12:29

누리집·기상자료개방포털 API로 누구나 실시간 확인 가능

겨울철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될 새로운 안전 정보가 공개됐다.

경기 시흥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눈이 쌓여 퇴근길 차량들이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경기 시흥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눈이 쌓여 퇴근길 차량들이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겨울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멀쩡해 보이던 노면이 갑자기 미끄러워지거나 안개가 순식간에 시야를 덮는 순간이 있다. 사고가 나고 나서야 “그 구간이 원래 결빙이 잦았다” “안개 상습 구간이었다”는 말을 듣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앞으로는 이런 위험 신호를 운전자 개인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상청은 15일 오후 2시부터 ‘도로위험 기상정보’와 도로기상 관측자료를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동안 이 정보는 내비게이션 사업자와 도로관리기관에만 제공돼 왔는데 이제는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 홈페이지기상자료개방포털 API를 통해 일반 이용자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 ‘도로 살얼음·가시거리’ 위험을 실시간으로 본다

이번에 공개되는 도로위험 기상정보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도로 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다. 기온이 내려가고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 블랙아이스가 생길 가능성을 위험도로 보여준다. 둘째는 ‘도로 가시거리 위험정보’다. 안개 등으로 시야가 급격히 짧아지는 구간을 단계별로 알려준다. 이 정보는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 앱과 도로전광표지판(VMS) 등으로 제공되는 형태를 염두에 두고 구축된 자료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도로 결빙 상황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2.4%로 결빙이 없는 상황보다 1.7배 높게 나타났다. 안개가 낀 경우 교통사고 사망률은 날씨가 맑을 때보다 약 4.8배 높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예측이 어렵고 대응이 늦어지기 쉬운 유형의 위험이라는 점에서 ‘사전에 알고 속도를 줄이는 것’ 자체가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폭설에 눈 쌓인 고속도로 / 뉴스1
폭설에 눈 쌓인 고속도로 / 뉴스1

◈ 내비·기관만 보던 자료를 국민에게… 2027년까지 확대

기상청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12개 재정고속도로의 결빙·안개 상습 구간을 중심으로 도로기상관측장비 366개소를 설치하고 티맵·카카오맵 등 내비게이션 사업자와 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등 도로관리기관에 '도로위험 기상정보 시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 결과 결빙으로 인한 ‘1억 대당 교통사고율’이 4.22건에서 2.64건으로 3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습결빙구간에서는 평균 주행 속도가 시속 4.3km, 상습안개지역에서는 시속 3.9km 정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돼 정보 제공이 운전 행태 변화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기상청은 운전자 편의성을 위해 관심·주의·위험 3단계로 위험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도로위험 기상정보 제공 방식 / 기상청 제공
도로위험 기상정보 제공 방식 / 기상청 제공

이번 전면 개방으로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 홈페이지에서는 위험정보뿐 아니라 교통상황, CCTV 기반 날씨 판별 정보, 교통사고 통계 등 안전 운전에 필요한 종합정보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공공기관과 학계, 연구기관은 물론 일반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자도 기상자료개방포털의 API를 통해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도로 안전 관련 서비스가 더 다양해질 여지가 생긴다.

다만 현재 적용 범위는 고속도로에 한정된다. 기상청은 2026년 남해선, 2027년 서울양양선 등 19개 노선 관측망을 추가로 구축해 2027년까지 총 31개 재정고속도로에 도로기상관측망 설치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자도로와 지방도로 같은 일반도로 적용은 국토교통부나 지자체가 효과를 검토한 뒤 관측장비 설치 방안을 논의 중이며 설치가 이뤄질 경우 기상청을 통해 실시간 서비스하는 방식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정규서비스 전면 개방이 “도로 위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경광등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살얼음과 안개뿐 아니라 강풍 등 교통안전에 영향을 주는 위험기상정보를 계속 발굴하고 서비스 창구도 넓히겠다고 밝혔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