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삼성전자 신입 급 직원이 올린 의대 진학 고민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직원은 최근 "이번에 수시로 지거국(지방거점국립대) 의대에 붙을 것 같다"며 "내년에 입학하면 27살인데 의대 가는 게 맞을까"라는 질문을 누리꾼들에게 던졌다.
의대 진학 이후의 시간표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급, 휴학 없다는 가정하에 33살 졸업, 수련하면 38살 전문의 취득이다"며 "학비, 생활비는 집에서 거의 지원 못 받을 것 같다"며 경제적 부담과 시간적 투자에 대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의대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의사의 수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원의의 연평균 소득은 3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전문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인기 과목의 경우 더 높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대기업 직원의 수입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1억3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직급과 직무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38살 전문의 취득 시점에는 의사와 대기업 직원 간 소득 격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시글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누리꾼은 "무조건 의대 가라"고 등 떠밀었다.
"38살 전문의면 늦지 않다. 그 이후로 30년 가까이 의사로 일할 수 있다", "삼성전자 다니면서도 의대 가고 싶을 정도면 답은 정해진 것", "경제적 부담은 대출로 해결하고 나중에 갚으면 된다"는 등의 권고가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도 좋은 직장이지만 의사의 사회적 지위와 안정성은 비교가 안 된다"거나 "나이는 숫자일 뿐, 지금 안 가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일부는 "의대 6년과 인턴·레지던트 4년 총 10년의 무수입 상태를 감당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내놨지만 의대 진학을 당연시하는 반응들에 묻혔다. 또 "27살이면 동기들과 나이 차이도 있고, 학비와 생활비 지원이 안 된다면 경제적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크지 않았다.
최근 의대 입시에서 재수생과 반수생, 심지어 직장인 출신 지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의대 증원 논란과 전공의 집단행동 사태로 의료계가 큰 혼란을 겪었음에도, 의대 선호 현상은 오히려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다른 전문직이나 대기업 직장도 장기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의사만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