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바닥에 ‘자석’만 갖다 대보세요…왜 이제 알았나 싶어요

2025-12-15 11:26

자석 하나로 '이것' 판별하기
인덕션 호환 냄비 선택, 자석 테스트가 정답

인덕션으로 바꿔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같은 순간을 겪는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상판 위에 냄비를 올리고 전원을 켰는데, 예열은커녕 화면에 ‘사용 불가’ 같은 표시가 뜨는 경우. 가스레인지에서는 멀쩡히 쓰던 냄비였는데, 인덕션 앞에만 서면 무용지물이 된다. 그런데 이 난감함을 아주 단순하게 줄이는 방법이 있다. 냄비를 사기 전, 또는 집에 있는 냄비를 정리하기 전, 바닥에 ‘자석’만 갖다 대보는 것이다. 한 번 해보면 “왜 이제 알았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요즘 인덕션은 ‘건강’과 ‘안전’, ‘효율’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불꽃이 없으니 유해가스 노출 부담이 비교적 적고, 폭발 위험이나 화재 위험도 낮은 편이라는 인식이 크다. 전기효율이 높아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인덕션 출시도 활발해지면서, “이참에 주방도 바꿔보자”는 수요가 더 커졌다.

인덕션용 냄비인지 구분하는 법 / 유튜브 '봄집사'
인덕션용 냄비인지 구분하는 법 / 유튜브 '봄집사'

다만 인덕션은 가스레인지와 ‘작동 방식’ 자체가 다르다. 가스레인지는 불꽃으로 용기를 달구지만, 인덕션은 상판 아래 코일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만들고, 그 자기장이 용기 바닥을 통과할 때 재질에 따라 전류(유도전류)를 만들어 용기 자체를 가열하는 방식이다. 즉, 인덕션은 “불이 뜨거운 게 아니라, 냄비가 뜨거워지는” 구조다. 이때 핵심은 ‘용기 재질’이다. 전류가 흐르지 않는 재질이라면, 인덕션은 애초에 작동할 수 없다.

그래서 인덕션을 쓸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게 “이 냄비가 인덕션용인가”다. 여기서 초간단 꿀팁이 등장한다. 냄비 바닥에 ‘IH’ 표시가 있거나(인덕션 히팅 약자), 코일 모양 마크가 찍혀 있다면 인덕션 사용이 가능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표시가 없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때 필요한 게 집에 하나쯤 있는 자석이다. 냄비 바닥에 자석이 ‘딱’ 달라붙으면, 인덕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냄비일 가능성이 크다.

냄비에 자석이 '딱' 달라붙으면? / 유튜브 '봄집사'
냄비에 자석이 '딱' 달라붙으면? / 유튜브 '봄집사'

반대로 자석이 전혀 붙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자성이 없거나 매우 약한 재질이라 인덕션 사용이 어렵다. 예컨대 양은냄비는 알루미늄 소재로 자성이 없어 인덕션에 맞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유리나 뚝배기 등도 인덕션에서 조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인덕션이 자기장을 유도해 용기를 ‘직접’ 가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류가 흐르는(자성을 띠는) 용기 사용이 사실상 필수다.

그래서 스테인리스 냄비나 무쇠주물 냄비는 인덕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자석이 붙으면 된다”는 말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작동 원리와 연결된 현실적인 기준인 셈이다.

인덕션 / RYosha-Shutterstock.com
인덕션 / RYosha-Shutterstock.com

이 팁은 유튜브 채널 ‘봄집사’에서도 소개됐다. 유튜버는 “놓치지 말아야 할 생활꿀팁” 영상에서 “인덕션에서 사용이 가능한 냄비는 냄비 바닥에 코일 모양의 마크나 IH가 적혀있는데,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을 경우에는 자석을 붙여보자. 자석이 붙는 냄비는 인덕션 사용이 가능한 냄비다”라고 설명했다. 댓글에는 “정말 소소하면서 유용한 꿀팁”, “이런 걸 어떻게 발견하나”, “천재야 천재”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유튜브, 봄집사

인덕션의 장점은 분명하다. 전자기 유도 방식으로 용기를 가열하기 때문에 직접 불을 쓰지 않아 화재 위험과 화상 위험이 비교적 낮고, 필요한 온도까지 끌어올리는 시간이 길지 않아 조리 편의성이 좋다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전용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가스레인지나 하이라이트를 쓰다가 인덕션으로 넘어오면, 기존 용기 상당수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덕션을 이미 쓰고 있거나 교체를 고민 중이라면, “우리 집 냄비 중 무엇이 살아남는지”부터 자석으로 점검해 보는 게 합리적이다. 냄비를 새로 사기 전에 미리 걸러낼 수 있고, 불필요한 지출도 줄일 수 있다.

냄비 관련 생활 꿀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튜브에서는 “냄비 손잡이가 이런 용도였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또 다른 요령도 전했다. 국이나 짜장, 카레 등을 비닐이나 지퍼백에 소분할 때, 냄비 손잡이에 비닐을 끼워 벌려 놓고 덜어주면 한 손으로 봉투를 붙잡지 않아도 돼 훨씬 수월하다는 내용이다. 작은 동작 하나지만, 뜨거운 음식을 다룰 때는 안전성과 편의성이 동시에 올라간다.

또 다른 냄비 꿀팁 / 유튜브 '살림에 진심'
또 다른 냄비 꿀팁 / 유튜브 '살림에 진심'

또 끓는 국물이나 찌개가 넘칠까 봐 가스레인지 앞을 못 떠나는 사람이라면, 끓기 시작할 때 나무젓가락 3개를 냄비 위에 올려두는 방법이 소개됐다. 온도가 낮은 나무젓가락에 거품이 닿으면서 온도가 내려가 끓어 넘침을 줄이는 원리다. 면을 삶고 물을 깔끔하게 따라낼 때는 젓가락을 냄비에 꽂은 뒤 뚜껑을 닫고 물을 부으면 면이 쏟아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라면과 만두를 함께 먹고 싶을 때는 냄비 위에 젓가락을 얹고 그 위에 만두를 올려 수증기로 익히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 경우 스테인리스 젓가락을 쓰면 더 빨리 익는다는 팁도 덧붙었다.

유튜브, 살림에 진심

다만 이런 생활 팁들이 빛을 발하려면, 기본 전제가 맞아야 한다. 인덕션이라면 “냄비가 인덕션을 지원하는지”가 그 출발점이다. 그 출발점을 가장 단순하게 확인하는 도구가 자석이다. 냄비 바닥에 ‘자석’만 갖다 대보는 것.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뒤늦게 알게 되는 이유는,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떠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간단한 것’이 종종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줄인다. 오늘, 냄비 바닥에 자석부터 한 번 대보자. 정말로 “왜 이제 알았나 싶어요”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인덕션 위 냄비 / Tycoonlulu-Shutterstock.com
인덕션 위 냄비 / Tycoonlulu-Shutterstock.com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