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 관용차에 '빨간 안전벨트' 맸다~달리는 소방차로 변신

2025-12-14 23:40

'골든타임 5분' 사수 위한 선제적 조치…법 개정 앞서 공직사회 솔선수범, 안전문화 확산 '마중물'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함평군의 관용차량이 단순한 행정 업무용 차량을 넘어, 도로 위 어디에서든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움직이는 소방차'로 거듭났다.

함평군이 최근 모든 관용차량에 차량용 소화기 비치를 완료하며,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차량 화재 '골든타임' 사수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차량 화재는 연료와 내장재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이 붙으면 단 5분 안에 차량 전체를 태울 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운전자가 직접 불길을 잡는 초기 진압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이번 함평군의 관용차량 소화기 전면 보급은 이러한 차량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깊은 인식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이는 운전자인 공무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도로 위에서 다른 차량의 화재를 목격했을 때 즉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동형 소방 안전망'을 구축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최근 개정된 소방시설법에 따라 내년부터 5인승 이상 모든 차량에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되는 것에 앞서, 공직사회가 먼저 법규를 준수하고 안전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사례다. 군민들에게 '내 차 안의 소화기 하나가 생명을 지킨다'는 메시지를 가장 확실하게 전달하는 '보여주는 행정'인 셈이다.

함평군은 이번 관용차량 소화기 보급을 시작으로, 주요 도로변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용소화기함'을 설치하고, 모든 가정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하는 등 군민과 함께 만드는 입체적인 화재 안전망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공직사회의 작은 실천이 지역 전체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가장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조치가 군민들의 차량용 소화기 비치 동참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