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껍질 ‘전자레인지’에 딱 3분만 돌려보세요…“왜 이제 했나 싶어요”

2025-12-14 15:14

버려지는 귤껍질, 전자레인지 3분으로 생활용품으로 변신
겨울 국민과일 귤껍질의 숨은 효능, 청소부터 난로까지

귤을 먹고 남은 껍질을 습관처럼 쓰레기통에 던지기 직전, 전자레인지에 ‘딱 3분’만 돌려보라는 생활 꿀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겨울철 집안에 쌓이는 귤껍질을 단숨에 ‘쓸모 있는 재료’로 바꿔주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반응이 뜨겁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유튜브 채널 ‘봄집사’에는 “귤 껍질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이렇게 된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귤 껍질에는 구연산, 리모넨 등의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귤 특유의 상큼한 향을 내는 리모넨은 기름때와 냄새를 다루는 생활 장면에서 특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성분으로 꼽힌다.

가장 간단하면서 체감이 큰 활용법은 ‘전자레인지 청소’다. 유튜버는 “물이 담긴 그릇에 귤 껍질을 담가서 전자레인지에 2~3분 정도 돌리고, 물티슈나 키친타월로 닦아주면 전자레인지를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원리는 단순하다. 귤껍질을 담근 물이 데워지며 수증기가 전자레인지 내부에 고르게 퍼지고, 이때 향 성분이 섞인 수증기가 눌어붙은 오염을 ‘불려’ 닦아내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특히 데운 음식 냄새가 배어 있는 전자레인지에서 “냄새가 싹 빠졌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관심을 끌었다.

리모넨 등 성분이 풍부한 귤껍질 / 유튜브 '봄집사'
리모넨 등 성분이 풍부한 귤껍질 / 유튜브 '봄집사'

귤껍질은 ‘닦는 용도’에서도 활용 폭이 넓다. 유튜버는 “귤 껍질을 물에 살짝 묻혀 유리컵을 닦아주면 반짝반짝 광을 낼 수 있고, 가스레인지나 세면대, 싱크대의 금속 부분을 닦아줘도 좋다. 특히 가스레인지 주변의 묵은 기름 때를 닦아 내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기름때가 굳어 생기는 끈적임은 주방에서 흔한 고민인데, 귤껍질을 ‘일회용 스펀지’처럼 활용하면 버려지는 껍질로 간단한 1차 세척을 끝낼 수 있다는 얘기다.

조리도구의 냄새 제거에도 응용된다. 유튜버는 “생선 냄새가 나는 프라이팬이 있다면, 물과 귤 껍질을 넣고 함께 끓여준다. 음식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생선, 고기처럼 향이 강한 식재료를 조리한 뒤 남는 냄새는 팬 표면에 잔향이 남기 쉬운데, 물과 함께 끓여주면 냄새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경험담이 많다.

물에 귤껄집 담가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 유튜브 '봄집사'
물에 귤껄집 담가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 유튜브 '봄집사'

‘향’은 집안 곳곳에서 쓸모를 만든다. 유튜버는 “귤 껍질에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바구니 등에 담아 건조한 방에 놓아 두면 천연 가습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끔 분무를 해주면 더욱 좋고 덤으로 향긋한 귤향까지 맡을 수 있어 좋다”고 알렸다. 또 “신발에 쾌쾌한 냄새가 난다면 신문지에 말린 귤 껍질을 말아 신발 안쪽에 넣어준다. 냄새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 ‘탈취’는 비용과 노력이 들기 쉬운데, 귤껍질은 남는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다.

유튜브, 봄집사

손난로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유튜버는 “귤껍질을 봉지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30초~40초간 돌려준 뒤 파우치 주머니에 넣어주면 꽤 오랫동안 따뜻한 손난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온에서 뜨거워질 수 있어 바로 피부에 닿지 않도록 천으로 한 번 감싸고, 과열로 변형될 수 있는 비닐·플라스틱 용기 사용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처럼 귤껍질 활용법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겨울 국민 과일’이라는 계절감과 정확히 맞물리기 때문이다. 귤은 수확·출하가 겨울철에 집중돼 가장 맛있고 값도 비교적 안정적인 시기에 집에 가장 많이 쌓인다. 손으로 까서 바로 먹을 수 있어 난방 켠 집 안에서 간식으로 집어 먹기 좋고, 보관·휴대가 쉬워 박스째 쟁여두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그만큼 껍질도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버리기 아까운 양’이 실감나는 순간이 많다.

귤껍질 / Miyuki Satake-Shutterstock.com
귤껍질 / Miyuki Satake-Shutterstock.com

여기에 귤껍질은 한방에서 진피(陳皮)로 불리며 오래전부터 활용돼 왔다. 실제로도 헤스페리딘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껍질을 말려 차로 마시거나 잼·청·조림에 넣는 식문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말린 귤껍질 30g을 물 1리터와 함께 약불로 30분가량 끓여 만드는 귤피차는 겨울철 따뜻하게 즐기기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귤피차 / Irada Zaitova-Shutterstock.com
귤피차 / Irada Zaitova-Shutterstock.com

다만 ‘껍질 활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대목도 있다. 과일 껍질은 잔류 농약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베이킹소다나 식초 등을 활용해 잠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꼼꼼하게 씻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껍질은 식이섬유가 많고 소화가 편한 편은 아니어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과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활용’으로 쓰더라도 청결은 기본이다.

음식물 찌꺼기나 당분이 남은 껍질을 그대로 두면 오히려 냄새가 나거나 벌레를 부를 수 있어, 사용 목적에 맞게 세척·건조해 두는 습관이 중요하다.

유튜브, 코코네

결국 핵심은 단순하다. 귤을 먹고 남은 껍질을 ‘버릴 것’으로만 보지 말고,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려 집안 청소와 냄새 관리에 한 번 써보는 것. 영상 속 댓글처럼 “왜 이제 했나 싶어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특별한 도구 없이도 집에 있는 재료로 즉각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주방과 생활공간을 깔끔하게 바꾸는 가장 쉬운 시작이, 의외로 귤껍질 한 줌에서 출발할지 모른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