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생수병이 이렇게 쌓였네….’ 쓰레기통 옆에 쌓인 페트병을 보며 한숨 쉬는 당신! 그냥 버리기 전에 5분만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 페트병 하나가 주방에서 가장 유용한 살림템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칼 하나, 가위 하나면 충분하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생활의 질을 팍팍 올려줄 페트병 활용법을 소개한다.
먼저 페트병으론 음식물쓰레기 보관함을 만들 수 있다. 2L 페트병을 3분의 2 지점에서 칼로 잘라낸다. 날카로운 부분은 가위로 다듬어 안전하게 정리한다. 아래 부분에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넣고, 위 부분을 거꾸로 뚜껑처럼 씌우면 완성이다. 뚜껑까지 닫으면 냄새가 훨씬 덜 난다. 별도의 음식물쓰레기 보관함이 없는 가정에서 특히 유용하다.
수세미 물받침대도 페트병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페트병을 반으로 자르고 뚜껑을 뺀다. 입구 부분을 깔때기 모양으로 뒤집어 아래쪽 부분과 포개면 수세미 거치대가 완성된다. 수세미를 올려두면 물이 아래로 빠져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물빠짐이 좋고 자리도 적게 차지한다. 물때가 껴도 씻기 간편하며 부담 없이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페트병 뚜껑과 입구 부분만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페트병 주둥이를 바짝 자르고 뚜껑은 보관한다. 비닐봉지 입구를 이 주둥이에 끼워 뒤집은 다음 뚜껑을 잠그면 밀봉 용기가 된다. 밀가루나 설탕처럼 별도 잠금장치가 없는 식재료 포장을 보관할 때 편리하다. 콩이나 통깨를 담은 비닐팩을 자꾸 묶었다 풀었다 할 필요 없이 뚜껑을 여닫기만 하면 된다. 내용물을 덜어 쓸 때도 훨씬 편하다.
페트병 위쪽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면 깔때기로 변신한다. 바닥면과 수평이 되게 조금 길게 자르면 국물을 따를 때 쓰기 좋다. 비스듬하게 자르면 입구 면적이 넓어져 곡물이나 가루를 옮겨 담을 때 편리하다.
1.5리터들이 페트병은 곡물 보관함으로 제격이다. 겉포장을 깔끔하게 뜯어내고 뚜껑 색과 어울리는 색상의 종이를 허리춤에 둘러 붙인다. 콩, 보리, 찹쌀, 조 같은 곡물을 깔때기로 넣어 보관하면 된다. 페트병이 투명해서 어떤 곡물이 들었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곡물 몇 알을 접착제로 겉에 붙이면 더 예쁘다. 비닐로 포장된 곡물은 한번 뜯으면 보관이 까다로운데, 페트병에 담으면 주방 서랍장에 세워두기도 좋고 내용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3분의 2 정도만 담아야 좁은 입구로 잘 나온다.
페트병으로 계량컵도 만든다. 윗부분을 잘라내고 색테이프로 감싼다. 계량컵으로 물을 한 컵씩 부으며 높이를 표시하고 1컵, 2컵 등 수치를 적는다. 물에 지워지지 않는 펜이나 코팅된 라벨을 사용하면 좋다. 큰 페트병으로 만들어 2컵, 4컵 단위로 표시하면 많은 양을 잴 때 더 편하다. 손상이 적고 싱크대 서랍에 보관하기도 적당하다.
조리도구 정리에도 페트병이 유용하다. 싱크대 위 수저통에 모든 조리도구를 꽂아두면 주방이 어수선해 보인다. 자주 쓰지 않는 조리도구는 페트병에 담아 찬장에 보관하면 주방이 훨씬 깔끔해진다.
페트병 활용의 핵심은 깨끗하게 씻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분리수거 전 한 번 더 활용하면 버리는 쓰레기도 줄이고 생활도 편리해진다. 투명 페트병은 분리배출만 잘하면 의류나 가방을 만드는 고급 섬유 원료가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투명 페트병 10개 중 3개가 여전히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페트병 하나로 살림 실력도 올리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