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광주 광산구의회 예산안 심사의 비효율적인 관행이 마침내 수술대에 오른다. 광주시 광산구의회(의장 김명수)가 1조 원이 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모든 부서를 일일이 출석시키던 기존 방식을 폐기하고 핵심 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혁신안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대기는 이제 그만"…관행을 깬 이유
그동안 광산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구청의 모든 부서 관계자들을 직제 순서대로 출석시켜 사업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이미 충분한 검토를 거쳐 쟁점이 없는 부서까지 예결위에 다시 불려 나와 형식적인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는 귀중한 행정력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정작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핵심 사업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미경 심사'의 도입…어떻게 바뀌나?
이에 광산구의회는 예결위 본심사에 앞서, 상임위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 검토가 필요한 부서와 그렇지 않은 부서를 사전에 분류하는 '선별 심사 방식'을 도입한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부서는 서면 심사로 대체하고, 예산의 적정성과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부서만 대면 심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낭비적인 절차는 과감히 생략하고, 구민의 삶과 직결되는 주요 예산과 핵심 사업에 심사 역량을 집중하는 '현미경 심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세금, 허투루 쓰지 않겠다"…의회의 약속
이번 혁신은 예결위 본연의 전문성과 감시 기능을 극대화하려는 의회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김명수 의장은 "이번 심사 방식의 혁신은 보여주기식 관행에서 벗어나, 예결위의 심사 역량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구민의 소중한 세금 한 푼 한 푼이 더욱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심사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1조 161억 원, 4일간의 대장정
한편, 강한솔 위원장이 이끄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광산구가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한다. 내년도 예산안 총규모는 올해보다 340억 원 늘어난 1조 161억 원이다. 이 예산안은 예결위의 깐깐한 심사를 거친 뒤, 오는 19일 열리는 제301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수십 년 묵은 관행을 깬 광산구의회의 '새로운 심사'가 구민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