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외화 밀반출' 언급에... 국힘 “그거 대북송금 수법인데?”

2025-12-13 21:59

“암리 시치미를 떼도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

국민의힘이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지폐를 책에 끼워 해외로 밀반출하는 경우에 대비해 공항에서 책에 대해 전수조사할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공세를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은 전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어디서 본 건데, 1만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다.

이어 "안 걸린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책은 당연히 검색해서 뒤져봐야지 그걸 다 통과시키느냐"며 현황과 대응 방안을 별도 보고하라고 했다.

이 사장이 "지폐 100장이 겹쳐 있으면 확인이 가능하지만, 한 장씩 책갈피처럼 꽂혀있으면 현재의 기술로는 발견이 좀 어렵다"고 답변하자, 이 대통령은 "책을 다 뒤져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볼 책은 들고 다니지 가방에 넣어 검색대를 통과시키지 않는다. 그건 약간 수상한 것"이라며 "(책을) 뒤져보고 열어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사람들이 이 (업무보고) 방송을 봤으니, '아, 이제는 그사이에 끼워서 가면 안 걸리는구나' 생각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사장이 "전체 검사는 할 수 없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전체(조사)를 하라"며 "전체를 (조사)한다고 하고 실제로 (조사)하면 아무도 (법정 한도 이상의) 현금을 안 가져가고, 다른 방법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각별히 관심을 가지도록 하라"고 거듭 주문했고, 이 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외화 밀반출 예방을 위한 공항 반출 도서 전수조사 지시를 거론하며 "뜬금없는 깨알 지시가 낯설다 싶었는데 외화를 책갈피처럼 끼워 밀반출하는 것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때 쓰인 방식이라고 한다"며 "아무리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시치미를 떼도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사장을 무지성 깎아내리다가 자신의 범행 수법만 자백한 꼴"이라며 "경제 실정으로 초래된 고환율이 반출 도서 전수조사로 해결할 수 없듯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리스크도 사법 파괴로 없던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은 왜 하필 그 수많은 밀반출 수법 중 '책갈피 달러 밀반출'을 콕 집어 그토록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을까"라며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은밀한 기억이 무의식중에 튀어나와 애먼 공기업 사장을 잡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발현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기 편 낙하산 보내려고 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항공사 사장 내쫓기 위해 공개 면박을 주는 과정에서 '내가 해봐서 잘 알아' 본능이 발동한 것 같은데 그거 해본 게 자랑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 대통령이 전날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단고기와 관련해 '문헌이 아니냐'고 물은 것과 관련, "환단고기는 위작이다. 1911년 이전 어떤 사료에도 등장하지 않고 근대 일본식 한자어가 고대 기록에 나오며 고고학적 증거와 정면충돌한다"며 "부정선거를 믿는 대통령 다음이 환단고기를 믿는 대통령이라니 대한민국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