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찾는다더니…부산에서 무려 1790억 어치 팔린 ‘국민 수산물’

2025-12-15 11:00

고등어 위판량 8만 3130톤…위판고 작년보다 64% 뛰어

부산공동어시장의 올해 위판 실적이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국내산 고등어 수요가 증가한 요인 등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부산공동어시장 고등어 및 수산물 경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올해 1월 부산공동어시장 고등어 및 수산물 경매 자료사진. / 연합뉴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공동어시장은 전날 기준 올 한 해 13만 6000톤가량을 위판해 3384억여 원의 위판고를 달성했다.

수산업계는 이 같은 상승이 올해 주력 어종인 고등어류의 위판 실적이 호황이었다는 점을 꼽는다. 고등어 위판량은 8만 3130톤으로 지난해 약 6만 7580톤에 비해 23% 늘었다. 위판고는 지난해 1095억 원에서 1790억 원으로 증가해 64%가량이나 뛰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연말까지 위판이 남아 있음에도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 연초 어시장이 목표로 잡았던 위판 금액 3000억 원도 지난달 23일에 이미 조기 달성했다. 고등어 위판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는 고등어 위판 단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아프리카 지역에 국내산 고등어를 수출하는 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은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수입해 왔다. 하지만 2021년 노르웨이 정부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자국의 고등어 어획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시행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한국산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래 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되는 사료용 고등어는 크기가 작아 국내 소비가 제한적이었다. 가격도 한 상자당 2∼3만 원대에 그쳤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를 식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올해부터 가격이 최대 2배가량 뛰었다. 일부 물량은 한 상자당 최대 7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변화로 어획량이 늘어난 가운데 아프리카 시장에서 우리나라 고등어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위판 실적도 잘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등어는 우리 식탁에서 가장 친숙한 대중 어종이면서 영양 가치가 풍부한 식재료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EPA·DHA) 함량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을 돕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단백질과 비타민 D, 셀레늄 등 영양소도 고루 들어 있어 겨울철 면역력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지방이 적당히 올라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내는 고등어는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소금만 뿌려 구워도 풍미가 살아나는 '고등어구이', 김치와 무를 함께 넣으면 더욱 깊은 국물 맛을 내는 '고등어조림'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고등어 통조림을 활용한 파스타 등 간편 퓨전 요리로의 활용도 늘어나 주목된다.

고등어는 이제 세계 시장의 관심이 더해지면서 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양과 맛을 두루 갖춘 고등어가 앞으로 다양한 소비 방식과 맞물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식탁에서도 존재감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