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전문가들도 먹어보지 않는 이상 다 썩은 고기라고 한다."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를 운영하는 유명 셰프 김민성이 드라이 에이징 냉장고에서 한 달간 숙성한 생선 5종을 회로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김민성은 최근 해당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저립(재방어), 부시리, 방어, 아귀, 띠볼락을 드라이 에이징 방식으로 숙성한 후 직접 시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이 에이징은 '말린 숙성'을 의미한다.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전용 냉장고 등에서 식재료를 건조하면서 숙성하는 방식이다.
김민성은 "드라이 에이징 숙성을 하면 확실히 고기에서 진한 맛이 난다"며 "하지만 수율이 20~30%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정도 말린 저립의 경우 30~40% 정도가 손실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드라이 에이징을 하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안에 아미노산이 축적돼 훨씬 더 맛있는 부분들이 생긴다"고 말했다.
일반 건조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반건조 생선은 끓여서 국으로 끓이거나 구워 먹는 건데, 드라이 에이징은 반건조와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이 에이징) 냉장고로 습도와 온도를 모두 설정해 숙성하는 것"이라며 "일반 냉장고로 하면 습도 유지가 안 돼 아예 육포가 되거나 살이 찐득찐득해지면서 썩기 시작하는데, 이 냉장고로 숙성하면 신기하게 썩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숙성 기간은 생선마다 달랐다. 저립은 한 달 정도, 부시리는 보름 정도 숙성했다. 김민성은 "드라이 에이징을 하면 생선을 좀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맛도 훨씬 더 깊어지지만 수율은 극악"이라고 짚었다.
손질 과정에서는 생선 겉부분을 제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민성은 "겉은 날리고 안쪽만 먹는 것"이라며 "과하게 건조된 부분에선 조금 꼬릿한 향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뱃살 쪽은 공기와 계속 접촉돼 쓴맛이 난다며 해당 부분을 모두 제거했다.
시식 결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아귀를 먹은 김 대표는 "미친 것 같다"며 "엄청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감칠맛 자체가 다르다"고 극찬했다. 띠볼락에 대해서는 "숙성이 적당히 잘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저립을 맛본 동료는 "맛이 아주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시리에 대해서는 "부시리의 밋밋한 맛을 드라이 에이징이 확 잡아준다"며 "정말 너무 깜짝 놀랄 맛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민성은 숙성 방어회를 먹은 후 일반 회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일반 방어회는 기름이 번들번들할 정도로 많아서 입에 쫙 퍼져 느끼한 느낌이 드는데 이것(드라이 에이징 방식으로 숙성한 방어회)은 (지방이) 딱 응축돼 입에서 전체적으로 퍼지는 느낌"이라고 비교했다.
최고의 맛을 꼽는 질문에 동료는 부시리를, 김민성은 방어를 선택했다. 김민성은 "방어가 여기서 제일 많이 먹어본 생선인데 지금까지 한 100마리는 먹어봤을 텐데 (드라이 에이징으로 숙성한 방어회가 그중에서도) 원톱"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이 에이징의 핵심 기술에 대해 "통으로는 눕혀놓으면 안 된다. 눕혀놓으면 한쪽이 짓무르기 때문에 무조건 세워서 통기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도를 몇 도로 설정해 며칠간 숙성해야 제일 맛있는지는 사람의 영역"이라고 했다.
김민성은 "확실히 일반 회보다 수분감이 적고 응축된 아미노산의 맛이 나타난다"며 "말린 맛, 감칠맛이 확실히 나타나는 것 같았다"고 총평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드라이 에이징 생선회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